매일신문

"폭염에 어딜 가신걸까?"…생활지원사 관심이 80대 노인 생명 구해

의성군 생활지원사 황병남 씨, 연락 안되는 80대 노인 발견해 신고
폭염특보 발령시 홀몸노인 안부 확인 노력 빛나

의성군 안계노인복지관 소속 생활지원사 황병남 씨가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대상인 한 어르신과 대화하고 있다. 황 씨는 폭염 속에 밭에 쓰러져 있던 전모(84) 씨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의성군 제공.
의성군 안계노인복지관 소속 생활지원사 황병남 씨가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대상인 한 어르신과 대화하고 있다. 황 씨는 폭염 속에 밭에 쓰러져 있던 전모(84) 씨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의성군 제공.

홀로 사는 노인의 안부를 확인한 생활지원사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80대 노인이 생명을 건졌다.

지난 18일 오후 1시 30분쯤 의성군 다인면 한 마을. 안계노인복지관 소속 생활지원사 황병남(63)씨가 다급한 걸음으로 전모(84) 씨의 집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날 의성군의 낮 최고기온은 섭씨 34.6도로 폭염경보가 발령된 상황. 황 씨는 폭염특보 발령 시 담당 어르신의 건강을 모니터링하도록 돼 있는 지침에 따라 전 씨의 안부를 확인하던 중이었다.

의성군은 폭염특보가 발령될 경우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수행기관(금성·안계노인복지관)의 전담인력 155명을 투입, 홀몸노인 3천명을 대상으로 전화 및 가정 방문을 통한 안부 확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거듭된 전화에도 전 씨가 연락이 닿지 않자 걱정이 된 황 씨는 서둘러 전 씨의 집을 찾았다. 대문은 잠겨 있고 인기척은 없는 상황. 황 씨는 옆집 뒷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가 전 씨의 부재를 확인하고 집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내 황 씨의 시야에 고추밭에 쓰러져 있는 전 씨의 모습이 들어왔다. 발견 당시 전 씨의 체온은 39℃에 달하는 고열 상태였다. 황 씨는 119구급대에 즉시 신고했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전 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뒤 안동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전 씨는 밭에 잠시 나왔다가 기저질환인 뇌경색 후유증이 폭염으로 악화되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것. 빠른 발견과 구급대의 신속한 조치 덕분에 전 씨의 생명은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씨는 "평소 어르신이 자주 들르는 고추밭으로 갔는데,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신고했다"면서 "맡은 바 소임을 다했을 뿐이고 어르신이 건강을 회복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생활지원사의 꼼꼼한 돌봄과 책임감 있는 행동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면서 "폭염 등 기후위기 상황에서 어르신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촘촘한 돌봄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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