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주한미군 감축 심각 검토…北 전쟁 일으킬 수도"

빅터 차 "대만에 초점 정책 전환 한반도 억제 신호 모호해질 수도"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 [연합뉴스 자료사진]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억제력을 높이기 위해 주한미군 일부의 괌 이전 등 인도·태평양 지역 전환 배치가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을 감축하면 북한의 오판으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한반도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 석좌(조지타운대 교수)는 CSIS 유튜브 채널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올린 분석 동영상에서 미 정부의 주한미군 4천500명 감축 검토 언론 보도에 대해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우리는 미 국방부와 군에서 심각하게 검토 중인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한반도에 대한 문제보다는 대만 위기 대응으로 대부분 군사력의 초점을 맞추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전환은 북한에 좀 더 자신감을 갖게 할 수 있고 오판을 이끌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번에 감축을 검토한다는) 4천500명은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이지만 한반도에서 방어 능력을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그 이유로 한국군이 매우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 미국의 공군 지원 및 정보 제공 등을 들었다.

주한미군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1953∼1961년 재임) 전 대통령 때와 리처드 닉슨(1969∼1974년 재임) 시절 때 주요 감축이 이뤄졌다.

차 석좌는 특히 "(주한미군이 감축되더라도) 한반도에 약 2만 명의 병력이 여전히 주둔한다는 것은 한반도에서 미국의 인계철선(tripwire)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는 북한이 어떤 행동을 취할 경우 미국이 자동으로 개입할 것임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뢰와 억제 측면에서는, 적국이 미국의 약속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의 문제"라며 "관세부터 안보 약속까지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약속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1기와 2기 트럼프 행정부의 첫 100일 동안 북한의 도발이 과거 다른 어떤 미국 행정부보다 더 많았다"면서 "주한미군 감축이 (한반도) 방어 능력을 약화시키지 않을 수 있지만, 북한이 과거보다 더 적대적이고 도발적인 상황에서 억제 신호를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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