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방칼럼] 손이 저리다면 '손목터널증후군' 의심을

김태윤 대구 수월한방병원 수성점 원장
김태윤 대구 수월한방병원 수성점 원장

요즘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다 보면 손끝이 찌릿하거나 손목이 저리고 무거운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히 손목이 피로해서가 아니라 '손목터널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이라는 병일 수 있다.

이 증상은 손목을 지나는 정중신경(median nerve) 이 눌리면서 발생하며, 주로 엄지부터 세 번째 손가락까지 저림, 감각 이상, 심한 경우 근육 위축까지 나타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반복적인 손목 사용이 주요 원인이다. 키보드를 장시간 사용하는 사무직, 손을 많이 쓰는 미용사나 요리사, 육아 중인 어머니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손목을 꺾는 습관, 불량한 자세, 당뇨나 갑상선 질환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양방에서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를 주로 시행한다. 초기에는 진통소염제나 신경안정제를 사용하고, 증상이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기도 한다. 초음파치료나 전기자극치료, 손목 보조기 착용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손목터널증후군을 '비증(痺證)'이나 '근맥경련(筋脈痙攣)'으로 본다. 어혈이나 담음, 기혈순환 장애가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해석한다. 한의학에서는 아래와 같은 치료를 병행한다.

침 치료는 정중신경 경로에 침을 놓아 염증을 줄이고 신경 회복을 촉진한다. 어깨와 팔까지 함께 치료하면 효과가 더 크다. 봉약침이나 어혈을 풀어주는 약침을 사용하면 염증을 가라앉히고 빠른 회복을 유도한다.

여기에 더해 체질에 따라 어혈을 제거하고 기혈순환을 돕는 한약을 처방하면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뜸 치료나 부항도 고려해볼 수 있는데, 통증 완화와 혈류 개선에 효과적이며, 특히 손목 부위가 냉하거나 뻐근한 경우 유용하다.

치료에 있어서 양방과 한방을 함께 활용하면 회복 효과가 더 높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물리치료와 침 치료 병행, 만성 단계에서는 약물치료와 한약 병행이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이런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면 양방에서 시행하는 '수근관 유리술'을 고려한다. 이는 손목의 터널을 넓혀 눌린 신경을 해방시켜주는 수술로, 효과는 좋지만 일정한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효과적인 관리방법으로는 우선, 무조건 손을 쉬게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손목 사용을 줄이되, 자세 교정과 스트레칭을 병행해야 한다. 손목을 꺾지 않는 습관을 들이고, 마우스패드, 손목 보호대 등을 적극 활용하면 좋다.

손목의 통증과 저림을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치료하여 손의 기능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손은 우리의 하루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도구이므로, 지금부터라도 소중히 관리하자.

김태윤 대구 수월한방병원 수성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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