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은 용호상박, 멘탈은 종이 한장 차이!"
세계랭킹 1, 2위 간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던 롤랑가로스(프랑스 오픈) 결승전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야닉 시너(이탈리아)에게 세트 스코어 3대2로 신승을 거뒀다. 5시간 29분간의 혈투로 역사에 남을만한 명승부를 펼친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새로운 세대의 도래를 알린 두 선수는 당분간 2강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흥미진진했던 경기를 TV를 통해 관전하면서, 경기력은 선수의 기술, 체력, 멘탈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고 느꼈다.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 이들 세 요인들은 상호작용하며 경기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즉, 체력이 떨어지면 조정력 감소로 좋은 샷을 만들 수 없고, 좋은 샷을 만들면 자신감이 올라가고 피로도 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어느 요인이 더 중요한가는 경기 내용과 선수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선수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멘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는 것이다.
스포츠에서 멘탈이란 선수가 시합 중에 위기 상황이나 실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과 자신감을 유지하며,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심리적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시너와 알카라스는 '종이 한 장 차이'란 표현도 할 수 없을 만큼 기술과 체력은 완벽했다.
단지 차이는 시너가 자신의 게임에 내적으로 더 집중한데 비해, 알카라스는 중요한 고비에서 혼잣말로 감정을 관리하고, 귀를 세우는 몸짓으로 관중의 지지와 응원을 유도했다. 경기 후반부에는 위기 상황에서도 특기인 드롭샷으로 득점을 올리면서 상대의 체력까지 약화시킬 수 있었다. 알카라스의 위기관리 능력이 2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내리 3세트를 따내 우승 트로피를 가져온 원동력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현대 스포츠에서 멘탈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체력과 기술은 향상되었으나 정신력이 약해진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목표설정과 더불어 긍정 마인드, 루틴 형성, 심상(마음으로 그려보기), 이완 등의 심리기술훈련이 필수적이다.
4세트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3번의 기회(40대0)를 날려 준우승에 그친 시너의 시상식 소감이 인상적이다. "알카라스의 놀라운 경기력에 축하를 보내며, 그럴 자격(롤랑가르스 챔피언)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오늘 밤엔 잠을 이루기 힘들겠지만 곧 나아질 것이다."
정말 아쉬운 패배에도 불구하고, 대회 심판들은 물론 볼보이·볼걸들에게까지 감사의 멘트를 잊지 않은 시너의 성숙한 매너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더불어 지역 테니스 발전에 힘쓰는 모든 지도자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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