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으로 인해 병원과 의대를 떠난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를 위해 이들을 이끄는 지도부를 성토하거나 정치권과 접촉하는 등 개별적인 움직임이 발생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이들은 의협·대전협과 별개로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 약 500명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이달 30일까지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을 대상으로 각각 병원과 학교 복귀 의향을 묻는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설문에서는 전공의 모집이 재개될 경우 복귀 의향이 있는지, 복귀의 전제 조건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묻는 한편 필요시 대전협 대표단 교체 등 적극적인 행동을 하기를 원하는지에 관해서도 의견을 모으고 있다.
중간 집계 결과 설문에 참여한 전공의의 82%가 모집 재개 시 복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의대생들의 복귀 의향은 94%였다.
다만, 이들은 복귀를 위한 전제조건을 제시했는데 ▷사직 전공의 별도정원 선발 ▷전문의 자격시험 8월 추가 실시 ▷인턴·레지던트 9월 추가모집 활성화 ▷9월 추가 입대 가능하도록 입대 시기 조정 등이었다.
설문을 주최한 사직 전공의 측은 마감 후 설문 참여 인원을 포함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동안 단일대오를 유지했던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의견에 균열이 생긴 데에는 새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현재의 의정갈등 상황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답답함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광대병원 사직 전공의인 김찬규 씨 외 30명의 사직 전공의는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현재 대전협 의사소통 구조가 윤석열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대전협 지도부를 성토했다.
복귀를 원하는 또 다른 사직 전공의들은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5월 전공의 추가모집에 응하지 말라고 공지한 이후 구성원과의 소통 없이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또 다시 복귀를 막는 행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의료계 단체를 비롯해 여당 소속인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강선우 복지위 간사 등에 메일을 보내 "복귀를 희망한다. 복귀 설문을 진행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정치권과의 개별접촉도 시도 중이다.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대협)비대위원장에 대한 탄핵 투표 또한 다른 의료인 커뮤니티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일까지 100여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률은 70%로 나타났다.
의협과 대전협은 새 정부가 제대로 구성된 뒤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현재 행정부의 장·차관 대부분이 전 정부 사람들이고 조만간 새 인물로 바뀔 예정인 상황에서 이 상황을 책임지고 해결할 사람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현재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교육위원회 여야 의원들을 만나며 협의를 진행중이지만 정작 정부에는 우리의 의견을 전달받을 사람이 없다"며 "적어도 다음 주 국무총리가 임명되고 난 뒤라야 총리에게 '의정갈등 관련 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해결에 나서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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