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축구의 전통 명문 클럽인 올랭피크 리옹이 심각한 재정난으로 결국 2부 리그 강등 조치가 내려졌다. 특히 이번 사안은 최근 재정 건전화 규정 위반에도 '솜방망이' 징계를 받았다는 비판에 직면한 K리그 광주FC의 사례와 대비되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축구협회 산하 재정감동국(DNCG)은 "리그1의 리옹에 대한 감사 결과, 리그2(2부) 강등을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리옹은 즉시 재심을 요청했으나 만약 기각될 경우 2025-26시즌에는 당장 리그2에서 뛰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1950년 창단한 리옹은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무려 7년 연속 리그1 우승을 차지하며 파리 생제르맹(PSG)이 중동 자본에 인수되기 전까지 프랑스 최고 명문으로 손꼽혔다. 리옹은 2019-20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며 유럽 무대에서도 강자임을 입증했지만, 2022년 미국인 사업가 존 텍스터가 이끄는 이글풋볼클럽에 매각된 후 재정난의 늪에 빠졌다. 이글풋볼클럽은 지난해 10월 리옹의 부채가 무려 4억 2천200만 파운드(약 7천819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DNCG는 리옹에 선수 영입 금지 명령과 함께 남은 기간 재정 건전성을 해결하지 못하면 2부로 강등된다는 잠정 징계를 내린 바 있다. 리옹도 막상스 카케레와 라얀 셰르키를 각각 코모(이탈리아)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로 이적시키는 등 주요 선수들을 매각하거나 방출해 재무 개선을 꾀했다.
그러나 리옹은 이 같은 노력에도 DNCG가 요구하는 재무 개선에 실패했고, 결국 강등 처분을 받게 됐다.
리옹은 이번 조치에 대해 성명을 내고 "주주들의 자본 출자로 2025-26시즌을 충분히 감당할 자금력을 확보했으며,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 자격을 2시즌 연속 확보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런 행정 결정이 위대한 프랑스 클럽 리옹을 강등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 축구에서는 황의조의 전 소속팀이었던 지롱댕 드 보르도가 2022년 재정난으로 1부에서 3부로 강등된 전례가 있다. 당시 보르도 역시 재심이 기각되었고, 이후 4부까지 강등을 거듭하다가 결국 파산하여 최근 프로 구단의 지위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프랑스 축구의 엄격한 잣대는 최근 국내 프로축구에서 논란이 된 광주FC의 징계와 대조를 이룬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2일 재정 건전화 규정을 어긴 광주에 대해 제재금 1천만원과 선수 영입 금지 1년의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선수 영입 금지 징계의 경우 2027년까지 집행 유예되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명문 클럽조차 재정 규정을 어기면 가차없이 강등시키는 유럽 리그와 달리 국내 리그는 여전히 재정 건전성 문제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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