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이 "검찰의 장례를 치르는 장의사 역할을 잘 감당해 보겠다"며 첫 출근 각오를 밝혔다.
6일 오후 임 지검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2018년 2월 서지현 검사의 미투로 발족한 진상조사단에 참고인으로 (동부지검에) 출석했었다"며 "2018년 그때라도 제대로 고쳤다면 수사구조 개혁의 해일이 이처럼 거세게 밀려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을 고치는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능력이 부족해 검찰의 장례를 치르는 장의사가 되겠구나 생각한 지 오래"라며 "한 시대를 잘 마무리 지어야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니 장의사 역시 너무도 막중한 역할이라 생각하고 잘 감당해 볼 각오"라고 밝혔다.
그는 동부지검 검찰 수사관들이 검찰 수뇌부 결정에 반기를 드는 집단소송을 결의한 바 있다며 "인사 불이익 등 대검의 탄압이 워낙 심해 결국 진압당했지만, 결기의 DNA가 있어 여기(동부지검)라면 해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일에도 임 지검장은 취임식에서 검찰 내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검찰은 정의와 죄의 무게를 재는 저울"이라며 "언제나 틀리는 저울도 쓸모없지만, 더러 맞고 더러 틀리는 저울 역시 믿을 수 없기에 쓸모가 없다. 검찰은 정확도를 의심받아 고쳐 쓸지 버려질지 기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간의 검찰 수사를 두고는 "특정인과 특정 집단에 대한 표적 수사가 거침없이 자행됐고 특정인과 특정 집단에 대한 봐주기가 노골적으로 자행된 것은 사실"이라며 "표적 수사와 선택적 수사, 제 식구 감싸기와 봐주기 수사를 인정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구조 개혁의 해일은 우리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며 "검찰권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자"고 주문했다.
첫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서 검찰 개혁과 관련한 내부 반발을 두고 "내부 반발은 수십 년 동안 계속 있었던 일"이라며 "그때보다는 목소리가 한풀 꺾인 것 같다"고 평했다.
또 "윤석열 정부가 검찰 독재 정권이라는 평가가 있지 않았나"라며 "한때 존경했던 검찰 선배가 내란 수괴로 조사받는 모습이 참담한 후배가 한두 명이 아닌 것 같다. 검찰이 그때 잘못 평가했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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