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와 함께 나누고픈 북&톡] 한 장의 그림이 마음을 흔드는 순간

'미술은 어렵다'는 고정관념 깨고 미술의 세계로 독자 초대
미술 작품 통해 울고 웃으며 삶을 위로하는 예술의 힘 느껴

미술관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미술관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미술은 어렵고 미술관은 멀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 앞에 잠시 멈춰 서면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방구석 미술관 3'은 명화 속 숨은 이야기를 친근하게 들려주고, '미술관에 간 할미'는 솔직한 시선으로 그림을 다시 보게 합니다. 두 책을 읽고 있노라면, 그림이 그저 벽에 걸린 것이 아닌 내 삶에 말을 걸어오는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그림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도 좋아하는 마음, 궁금한 마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번 여름, 책장을 넘기며 그림 속을 걷고 미술에 대한 호기심과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 미술, 가깝고도 낯선 세계를 여는 창

'방구석 미술관 3'의 표지

'방구석 미술관 3'(조원재 지음)은 '미술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현대미술의 세계로 독자를 유쾌하게 초대합니다. 저자는 동명의 시리즈 1·2편을 통해 수십만 독자를 '미술 입덕'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20세기 이후 서양 현대미술의 낯설고도 파격적인 작품을 친근한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그림을 좋아하지만 현대미술은 멀게만 느껴졌던 독자들에게 미술관보다 편안한 방구석에서 새로운 미술의 세계를 열어 보이는 책입니다.

'방구석 미술관 3'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이야기'에 있습니다. 폴록의 '드립 페인팅'이나 달리의 '녹아내리는 시계'가 단순한 미술 사조나 기법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들의 엉뚱하고도 치열한 삶을 통해 유쾌하게 풀어냅니다. 때로는 '똥 싼 바지'를 그린 초현실주의자 달리의 일화에 웃음을 터뜨리고, 때로는 자신을 '복제 머신'이라 부르며 예술의 경계를 뒤흔든 앤디 워홀의 집요함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저자는 미술을 거창한 이론이나 고상한 교양의 영역으로 치부하지 않습니다. 대신 시대를 뒤흔든 여섯 명의 현대미술 거장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미술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임을 강조합니다. 미술관 대신 책장을 넘기며 몬드리안의 추상화와 로스코의 색면 회화, 자코메티의 조각 속에 숨겨진 예술가의 고뇌와 열정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저자가 직접 선정한 130여 점의 도판은 국내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현대미술의 정수를 생생히 전합니다.

이 책은 어렵고 낯선 현대미술을 부담 없이 마주할 수 있는 작은 통로가 되어줍니다. 그림을 읽고 삶을 돌아보고 예술가들의 고민을 엿보다 보면 어느새 우리 자신의 일상도 조금은 새롭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이 책을 덮을 무렵 우리는 어느새 '미술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미술을 즐기는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때 방구석을 벗어나 미술관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조금은 가벼워질 것입니다.

◆ 완벽하지 않은 너와 나, 서로를 궁금해하기

'미술관에 간 할미'의 표지

'미술관에 간 할미'(할미 지음)는 예술이 어렵기만 했던 이들에게 친근하고 따뜻한 미술의 세계를 열어줍니다. 유튜브 '할미아트'로 30만 구독자, 누적 5천만 조회수를 기록한 '그림사랑꾼 할머니'가 이번에는 책을 통해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르네상스부터 현대미술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미술사 지식을 할머니 특유의 정 많은 말투와 포근한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사람 냄새' 나는 미술사에 있습니다. "명암을 처음으로 그림에 넣은 천재는 누구일까?", "고흐가 빠져 지낸 초록색에 숨겨진 비밀은 뭘까?"와 같이 누구나 궁금해할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어렵고 낯설던 미술사가 어느새 내 일상처럼 가까워집니다. 마치 이웃집 할머니가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처럼 그림 너머의 진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마음을 파고듭니다.

모네, 드가, 르누아르, 프리다 칼로 등 반짝이는 이름 뒤에 숨겨진 화가의 고단한 삶을 들여다보는 순간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그들의 그림이 단지 예술을 넘어 그들의 삶을 버텨준 힘이었음을. 그리고 그 그림들이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도 '괜찮다'는 다정한 위로를 건네고 있음을 말이지요.

이 책은 미술을 통해 웃고 울고 돌아보는 시간을 선물합니다. 따뜻한 시선과 살아 숨 쉬는 이야기, 그리고 우리 모두가 그림 앞에서 한 번쯤 느껴보고 싶은 그 울림을 담은 이 책에서 삶을 위로하는 예술의 힘을 만나보세요. 그렇게 그림 한 점이 어느새 내 삶의 작은 위로가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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