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금병미] '불법개설기관' 근절을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 특사경 도입 시급

금병미 대구광역시약사회장
금병미 대구광역시약사회장

'264, 2,280, 2.75는 무엇을 뜻하는 숫자일까요?'

264는 2014년부터 10년 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구경북 지역에서 불법개설기관으로 적발한 의료기관 및 약국기관 수이며(전국은 1천991개 기관), 2,280은 불법개설기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부당으로 급여비를 받아간 금액으로 무려 2천280억원에 달한다.(전국은 3조400억원) 이는 대구경북의 95만 지역 세대에게 3개월 동안 건강보험료를 지원해 줄 수 있는 금액이다.

아울러, 2.75는 대구경북의 면허 대여 약국 적발률인데 약국기관 수 대비 2.7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전국 평균 1.25%)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불법개설기관은 지금도 근절되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의료 행위를 하고 있으며, 전문성이나 직업윤리보다는 수익 창출에만 매몰되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우선 국민에게 어떤 폐해가 있는지 살펴보면,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이 대표적이다. 15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끔찍한 사건으로 우리 국민을 매우 놀라게 하였다. 또한 대구의 A병원에서는 의사 면허를 빌려 제대로 된 의료시설도 갖추지 않고 의사 가운을 입고 의사 노릇을 하며, 환자를 유치해 가벼운 무좀 환자에게 레이저로 상처를 더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험모집인과 결탁해 실손보험 한도를 파악한 후 금액에 맞춰 치료 행위를 선택하고 허위로 시술한 사례가 있다. 경북의 한 약국에서는 비의료인 B씨가 제약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인의 약사 면허를 빌려서 약국을 개설 운영하며 8년 동안 불법으로 조제 및 약품을 판매해 3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불법개설기관의 폐해 사례가 매우 심각한 가운데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일반기관과 좀 더 구체적인 비교를 해 보면 그 심각성이 더욱 대비된다. 입원환자 비율을 살펴보면 일반기관은 1.5%인 반면, 불법개설기관은 3.7%로 2.2%포인트(p) 높고, 항생제 처방률은 26.6%와 43.2%로 무려 16.6%p가 높아 불법개설기관이 과잉 진료 및 약물 오·남용으로 인해 국민 건강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에 얼마나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는지 한눈에 확인되고 있다.

이런 불법개설기관 근절을 위해 현행법상 사무장 병원과 면허 대여 약국의 위법성을 밝히고 부당하게 지급된 돈을 받아 내야 하는 주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인데 직접 수사할 권한이 없어 행정 조사에만 그치는 실정이다. 경찰의 업무 과중 등으로 수사가 적기에 이루어지지 못한 점을 악용,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폐업 신고를 하고 재산을 숨기는 경우가 많아 불법 편취한 금액의 환수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전문성 있는 기관을 통한 신속하고 실질적인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22대 국회에서는 7개 의원실에서 건강보험공단 임직원에게 불법개설기관에 한해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사법경찰 직무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해 놓았다.

불법개설기관은 더욱 지능화, 조직화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따라서, 조속한 시일 내에 특사경 법안이 통과되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불법개설기관으로부터 지킨 재원은 간병비, 필수의료 등 급여 범위 확대와 전 국민 보험료 부담 경감에 활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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