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OTT 콘텐츠 플랫폼 쿠팡플레이의 '저스트 메이크업'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화제다.
처음엔 단순한 뷰티 예능인 줄 알았지만, 곧 예술 경연처럼 느껴졌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얼굴을 하나의 캔버스로 삼아, 각자의 신념과 감정을 표현하는 진짜 무대였다.
그들의 붓 끝에는 철학이, 색감에는 세계관이 있었다. '예쁘게 꾸미는 기술'이 아니라, 감정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회차는 '붉은 말' 미션이었다.
한 참가자는 남성 모델의 얼굴 위에 겹겹이 쌓인 붉은 파우더와 텍스처, 그리고 커다란 렌즈로 표현된 눈망울을 통해 말의 상징인 격정과 자유, 인간의 본능을 시각화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나의 마지막 감정' 미션에서 립스틱 두 가지 색상만으로 파블로 피카소의 색감과 입체파 구도를 차용해, 분노와 내면의 복잡함을 재해석했다.
그들의 메이크업은 꾸밈이 아니라, 하나의 퍼포먼스 예술이었고 인간을 해석하는 예술이었다. 심사위원들이 "기술보다 감정이 먼저 느껴졌다"고 말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더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요즘은 모두가 유행을 따라 비슷한 얼굴, 비슷한 감정으로 살아간다. '개성'은 브랜드화되고, '표현'은 이제 데이터의 취향에 길들여지고 있다. 그 속에서 '저스트 메이크업'의 참가자들은 유행의 틀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을 해석했다.
어떤 이는 블루와 화이트의 대비로 내면의 분열을 그렸고, 어떤 이는 상처 위에 꽃을 피워 잃어버린 청춘을 기억했다.
그들의 얼굴은 하나의 선언이었다. "나는 남들과 다르게 보이려는 게 아니라, 나로 존재하고 싶다."
요즘은 나만의 속도나 감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세상이 정한 답을 따라가다 보면, 정작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희미해진다. 유행보다 더 두려운 건 나 자신을 잃는 일이다.
내 생각을 과감히 표현하고 나 자신다운 모습으로 살때 사람이 가장 빛난다. '아름답다'의 '아름'은 '나답다'에서 왔다는 말이 있다. 참된 아름다움은 남이 정한 기준이 아닌 나다움을 잃지 않는 마음에서 피어난다.
유행을 좇는 건 쉽지만, 신념을 드러내는 건 언제나 어렵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감수한 사람만이 새로운 시대의 미학을 만든다.
'저스트 메이크업'을 보며 확신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신념의 얼굴이다.
유행은 흘러가지만, 신념은 남는다. 유행을 좇는 세상에서 끝까지 자신을 지키는 것, 그게 진짜 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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