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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위해 출자했는데 1년 만에 철거라니"…청송 주왕산 일대 상인들 '분통'

주왕산 주민들, MG새마을금고 본부에 철회 요청 호소
주민이 직접 청소·관리에도 "철거라니"
금고 가입에 예금 거래도 늘렸는데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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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설치 조건으로 출자도 하고 거래도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철거한다니요. 이게 말이 됩니까?"

MG새마을금고가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입구의 MG365코너(ATM기)를 철거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일대 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ATM은 지난해 4월, 청송새마을금고가 한강·동작새마을금고로부터 4천만원을 지원받아 설치한 것(매일신문 2024년 4월 17일)으로, 지역 상가번영회와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유치됐다. 당시 상인 상당수는 출자금 통장을 개설하고 조합원으로 가입한 뒤 금고와의 거래를 시작하며 ATM 설치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올해 들어 청송금고가 영양금고에 흡수 합병되면서, 수익성 부족을 이유로 ATM 철거 방침이 내려졌다. 조합원이기도 한 일대 상인들은 "지역과의 신뢰를 저버리는 조치"라며 허탈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금고는 조합원이 키우는 조직이며, ATM은 그 신뢰의 상징"이라며 "일방적인 철거는 조합원들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용광 주왕산상가번영회 회장은 "이곳은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국립공원 관광지로, ATM의 의미는 단순한 금융 서비스를 넘어선다"며 "수익만 생각했다면 애시당초 유치도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당 ATM의 청소와 유지 관리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MG새마을금고 측은 "직원 부족과 출장 경비 절감 지침으로 현장 점검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 B씨는 "전국에서 광고엔 수억 원을 쓰면서,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관광지 ATM은 철거하겠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지역 주민 C씨는 "산불 피해지역이라 청송을 찾는 관광객도 많이 줄었는데 새마을금고는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가번영회는 새마을금고 경북지역본부에 철거 계획 철회를 공식 건의한 데 이어, 필요시 새마을금고 중앙회, 행정안전부, 대통령실 민원실까지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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