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유도 미사일처럼…암세포만 겨눈 면역항암 기술 나왔다

경북대-DGIST, T세포 엑소좀 기반 차세대 면역항암 기술 개발
CD4+ T세포 엑소좀에 TfR1 항체 결합…정밀 약물 전달 실현
면역세포 활성화, 종양 성장 억제까지…부작용 없는 항암효과 입증

경북대학교는 디지스트(DGIST)와의 공동 연구팀이 T세포 유래 엑소좀을 활용해 다양한 암세포를 정밀하게 표적하고 면역세포의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면역항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경북대 의과대학 백문창 교수팀은 디지스트 뉴바이올로지학과 예경무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엑소좀에 암세포 표적용 항체를 결합함으로써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이고, 암세포의 면역 회피를 억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엑소좀은 세포가 분비하는 나노크기의 입자로, 세포 간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면역세포에서 유래한 엑소좀은 모세포의 특성을 일부 모방할 수 있어 면역치료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면역세포 중 하나인 'CD4+ T세포'에서 유래한 엑소좀에 '트랜스페린 수용체1(Transferrin Receptor1, TfR1)'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를 탑재했다. 이 엑소좀은 암세포로 정확히 도달하는 정밀 유도체처럼 작동했으며, TfR1은 유방암, 폐암, 피부암 등 여러 암에서 과발현되는 단백질이다.

실험 결과, 6종의 주요 암세포에 대한 엑소좀 흡수율이 크게 증가했으며, 면역 회피 수단으로 알려진 PD-L1 및 Rab27a 단백질의 발현이 억제됐다.

또한 CD8+ T세포의 세포 독성과 증식 능력이 증가해 면역반응이 강화됐으며, 생체 모델 실험에서도 전신 독성 없이 종양 성장이 억제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백문창 경북대 의과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엑소좀 기능적 재설계를 통해 면역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암종에 적용 가능한 범용 플랫폼 기술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향후 줄기세포나 CAR-T세포 등 다른 치료제와 결합된 융합형 항암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나노바이오 분야 권위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7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