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온열질환자 또한 계속 늘어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지난 26일까지 대구경북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330명으로 지난해 3배 수준으로 늘었다.
폭염은 온열질환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건강문제를 불러온다. 심혈관 질환, 열사병, 탈수, 식중독 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쳐 '뇌졸중'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김성식 대구굿모닝병원 신경과 과장은 "뇌출혈은 3, 4월이나 9~11월처럼 기온 변화가 큰 환절기에 발생빈도가 높지만 뇌경색은 더운 여름인 8, 9월이 발생빈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일반적으로 기온 차가 클수록 뇌졸중의 발생 위험이 높고,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여름에도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질환"이라고 지적했다.
◆왜 여름철에 뇌졸중 위험이 증가할까
여름철 뇌졸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더위로 인한 체내 수분 손실 때문이다.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이 끈적해지고 점도 또한 높아진다. 이렇게 혈액 흐름이 느려지면 혈전(피떡)이 잘 생기고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서 뇌경색으로 이어진다.
더위는 체온 상승을 부르고, 말초 혈관의 확장도 동반한다. 상대적으로 뇌로 가는 혈류 속도가 감소하면서 혈액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실내외 온도차까지 겹치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고 혈압 또한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오히려 여름철의 높은 기온과 실내외 온도차, 그리고 불충분한 수분 섭취로 인해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 시간과의 싸움, '빨라져라'(Be Fast)를 기억하라
뇌졸중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빠른 대처라는 게 전문의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회복이 어려운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증상과 대처방법을 요약해서 'BE FAST'로 부른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으로 균형 상실(Balance) ▷시야장애(Eyes) ▷얼굴 한쪽이 처지는 현상(Face) ▷한쪽 팔이나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거나 마비가 오는 증세(Arms) ▷말 발음이 갑자기 어눌해지거나 잘 안나오는 증세(Speech) ▷이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119에 신고하기(Time) 등이다.
김성식 과장은 "위와 같은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회복되더라도 이는 뇌경색이 오기 전 경고신호인 '일과성 뇌허혈발작'일수도 있어서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젊은 연령에서도 뇌졸중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으나, 대부분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고 지나치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뇌 질환에서 '시간'을 강조하는 이유는 치료를 얼마나 빨리 시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뇌경색의 경우 증상 발생 후 4시간 30분 이내에는 혈전용해제(혈전 녹이는 주사)를 투여할 수 있으며, 혈관 내 혈전제거술은 6시간 이내에, 최근에는 최대 24시간 이내에도 시도할 수 있다. 따라서 나이에 상관없이 증상을 보이면 즉시 119에 신고해 전문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받는 것이 가장 빠르고 안전한 대응이다.
◆ 갑자기 찾아오는 불청객…적극적 관리 필요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는 게 뇌졸중이지만, 생활습관 개선과 만성질환 관리, 정기검진 등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 낮 시간대 무리한 야외 활동은 자제하고, 하루 8잔 이상의 수분을 꾸준히 섭취하여 탈수를 방지해야 한다.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건강한 식단과 스트레칭과 가벼운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촉진하면 여름철 뇌졸중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적극적 관리와 약 복용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고혈압 약을 먹으면 평생 먹어야된다'라는 이유로 약 복용을 꺼리거나 미룰 경우, 고혈압의 조절되지 않은 유병기간이 길수록 심뇌혈관의 발생 위험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나이와 상관없이 고혈압이 진단된다면 빠른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특히 뇌경색을 겪어서 항혈전제 등을 처방받았다면 복용을 중단했을 경우 재발 위험성이 올라갈 수 있다. 뇌졸중 환자의 70~80%는 65세 이상의 고령이므로, 가족이나 보호자들이 환자의 병력과 복용 약물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면 응급 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의료처치에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예방 목적의 무분별한 항혈전제 복용은 오히려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 있기에 의료진과 상의 후 복용해야 한다.

도움말 김성식 대구굿모닝병원 신경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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