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국 사면되는데 유승준은?"…李대통령, 10년전엔 "한국 잊으라"

유승준 인스타그램 캡처
유승준 인스타그램 캡처

광복절 특별사면을 계기로 병역 기피 논란을 겪은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의 입국 허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왔다. 이에 과거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남겼던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유승준 갤러리'에는 "이재명 대통령께 간곡히 호소드린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국회의원 등 정치인 사면 검토에서 드러난 국민 통합과 화합 의지가 일반 국민인 유승준 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이 올라왔다.

유승준 갤러리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왔다는 팬들은 공동 성명문을 통해 "최근 정부가 8.15 광복절을 앞두고 정치인과 공직자들에 대한 사면과 복권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이러한 관용과 포용의 정신이 정치인과 공직자뿐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게 적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들은 "병역 문제로 20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입국이 제한된 가수 유승준 씨의 경우 이미 대법원에서 두차례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며 "그럼에도 제한이 계속되는 것은 형평성의 원칙과 법치주의 정신에 비춰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들은 "유승준은 지난 세월 동안 많은 비판과 제재를 감내했다. 잘못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짊어졌다. 이제는 과거를 돌아보고, 대한민국 사회 속에서 새롭게 살아갈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성명문이 퍼지면서 과거 이 대통령이 2015년 5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유승준에 대해 SNS에 올린 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국민의 의무를 피하기 위해 조국을 버린 자, 이제 와서 무슨 할 말이?'라는 제목으로 "그대의 조국에 충실하고 배반하고 버린 대한민국은 잊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인들 주머니의 돈이 더 필요한가, 아니면 갑자기 애국심이 충만해졌나"라며 "대한민국의 언어로 노래하며 대한국민으로서의 온갖 혜택과 이익은 누리다가 막상 국민의 의무를 이행할 시점에 그것을 피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버리고 외국인의 길을 선택한 그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우리가 한국인과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외국인인 그대에게 또다시 특혜를 주고 상대적 박탈감에 상처받아야 하는가"라며 "상대적 박탈감과 억울함은 갖가지 방법으로 병역 회피하고도 떵떵거리는 이 나라 고위공직자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유승준은 1997년 가수로 데뷔했으며, 2002년 입대를 앞두고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한국 국적을 상실했고, 법무부는 유 씨의 입국을 제한했다. 이후 정부가 비자 발급을 거부해 23년째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그는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 대법원에서 비자 거부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았지만, LA 총영사관은 지난해 6월에도 발급을 거부했고 현재 세 번째 소송이 진행 중이다. 당시 주LA총영사관 측은 "재외동포법에 명확히 규정돼 있으며, 그(유승준) 사례는 규정의 대상이 된다"며 "비자 발급을 위해서는 입국이 금지돼 있지 않아야 하고, 입국 금지는 법무부가 결정한다. 대법원 판결 이후 법무부에 입국 금지 여부를 확인했고, 법무부에서 유지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