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 언급…대구 미군기지 이전 불확실성 커지나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 언급 논란…실현 가능성에 관심 집중
市 "LPP 협정 개정, 국가사업 전환"…2023년 이전 요청서 제출 이후 협의 난항
캠프조지 외인유치원 부지 반환 답보…평화공원 조성도 착공 지연

지난 3월 대구 남구 봉덕동 옛 캠프워커 부지에 들어선 대구도서관과 건설 중인 3차순환도로 일대 전경.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3월 대구 남구 봉덕동 옛 캠프워커 부지에 들어선 대구도서관과 건설 중인 3차순환도로 일대 전경.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기지 부지에 대한 소유권 요구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대구 도심의 미군기지 캠프워커·헨리·조지 등 미군 부대 통합 이전 사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대구시는 올해 미군 부대 이전을 조속히 추진하는 한편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협정문 개정을 통한 국가사업 전환 계획까지 밝혔으나 예기치 못한 불확실성이 커진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는 (주한미군) 기지 건설에 엄청난 돈을 썼고 한국도 기여했다"면서도 "그러나 거대한 군사기지 부지의 임대차 계약을 없애고 소유권을 가질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군기지 부지의 사용권을 갖고 있는 미국 측이 주한미군기지 부지의 소유권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협정상 미국이 주한미군 기지에 대해 영구 소유권을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치·주권적 논란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대구시는 미군 부대 이전과 관련한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미군기지 부지 소유권'이 언급된 자체만으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시는 지난 2023년 국방부에 미군 부대 이전 협의 요청서를 제출한 이후 국방부, 외교부, 주한미군사령부와 협의하고 있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2023년 착수한 '미군 부대 이전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용역'은 중단 상태다. 또 미군 부대 이전을 위한 핵심 절차인 주한 미군 사령부가 미 국무부로부터 협상 권한을 위임받는 절차(C-175)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군 부대 반환 부지 관련 사업들도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20년 넘게 지연된 대구시 소유의 캠프조지 외인유치원 부지 반환의 경우 시가 '조기 반환'을 거듭 요구하고 있으나 국방부와 외교부, 주한미군사령부 간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대명동 캠프워커 헬기장 부지에 조성하는 '평화공원 조성사업'도 당초 상반기 착공에서 오는 10월로 일정이 미뤄졌다.

김동규 대구시 군사시설이전정책관은 "국방부, 외교부 차원에서 먼저 다뤄져야 할 것 같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주민 숙원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남구 대명·봉덕·이천동 일대의 미군 부대 캠프워커·헨리·조지 3곳의 이전 문제는 지역 숙원으로, 이전 사업비는 2조9천억원 규모다. 미군 부대가 차지하는 면적만 약 29만평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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