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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하천부지 사실상 점령' 수십년 방치…신축건물로 도로사업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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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 가진 업체 대표, 하천부지 5천㎡ 장기 사용
군 "특혜 아니다" 해명에도 주민 불신 확산
뒤늦은 법적 대응에 "이미 늦었다" 여론 고조

경북 봉화군이 특정 업체 대표가 수십년 동안 하천부지 수천평을 사실상 점령해 온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천부지 전경. 손병현 기자
경북 봉화군이 특정 업체 대표가 수십년 동안 하천부지 수천평을 사실상 점령해 온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천부지 전경. 손병현 기자

경북 봉화군이 특정 업체 대표가 수십년 동안 하천부지 수천평을 사실상 점령해 온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군이 추진해 온 도로 선형 개선 사업마저 최근 들어선 신축 건물에 가로막혀 무산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특히 이 구간은 도로가 크게 꺾여 사고가 잦은 곳으로, 인근 주민들은 "수십년 방치에 이어 공공사업까지 막힌 것은 행정의 총체적 실패"라고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369㎡ 가진 개인이 5천㎡ 넘는 하천부지를 사실상 점령

해당 부지에 건설폐기물처리업체 대표 A씨가 실제 소유한 토지는 279㎡와 90㎡ 등 총 369㎡(110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한 위성 사진을 확인한 결과, A씨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약 5천㎡(1천500평)에 달하는 하천부지를 사무실과 야적장·창고·경작지 등으로 15년 이상 장기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주민들은 "군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알고도 묵인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지역에서는 오래 전부터 A씨의 장기 점유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군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관행"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사실상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한 주민은 "관리 부실도 문제지만, 문제를 인지하고도 손을 놓은 태도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경북 봉화군이 특정 업체 대표가 수십년 동안 하천부지 수천평을 사실상 점령해 온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왼쪽부터 2008년, 2014년, 2017년, 2024년 해당부지의 카카오 스카이맵 위성사진. 카카오맵 캡처
경북 봉화군이 특정 업체 대표가 수십년 동안 하천부지 수천평을 사실상 점령해 온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왼쪽부터 2008년, 2014년, 2017년, 2024년 해당부지의 카카오 스카이맵 위성사진. 카카오맵 캡처

◆ 신축 건물로 도로 선형 개선 사업 '구조적 무산'

사태가 폭발한 것은 A씨가 최근 하천부지와 도로 예정지 사이 자신의 땅에 신축 건물을 지으면서다. 해당 건물은 도로 선형 개선 구간과 정확히 겹쳐 있어, 군이 수년째 검토해 온 도로 개선 사업은 사실상 추진이 불가능해졌다.

군 관계자는 "A씨 부지를 매입하려 했지만 이미 약 8천만원의 계약금이 걸려 있어 매입이 어려웠다"고 밝히며 사업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오히려 주민 반발을 키웠다.

인근 주민 김모씨(69)는 "불법 점유를 해 온 사람이 오히려 당당하게 건물을 짓는데, 행정은 도로사업까지 포기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수십년 방치도 모자라 신축까지 가능하도록 둔 건 행정이 책임을 회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군의 뒤늦은 법적 대응…"이제 와서 무슨 소용인가"

비판 여론이 커지자 봉화군은 최근 A씨의 하천부지 사용승락 신청을 불허하고 법적 대응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박모씨(63)는 "애초에 신축 건물 허가를 엄정하게 검토했더라면 지금 같은 상황은 피했을 것"이라며 "이제 와서 대응하는 것은 보여주기 행정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경북 봉화군이 특정 업체 대표가 수십년 동안 하천부지 수천평을 사실상 점령해 온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민원이 제기되자, 법적대응에 나선 군이 해당 부지 원상복구에 명령에 대한 관련 현수막을 걸었다. 독자제공
경북 봉화군이 특정 업체 대표가 수십년 동안 하천부지 수천평을 사실상 점령해 온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민원이 제기되자, 법적대응에 나선 군이 해당 부지 원상복구에 명령에 대한 관련 현수막을 걸었다. 독자제공

◆ "행정은 누구 편인가"…지역사회 신뢰 추락

이번 사건은 단순한 민원 갈등을 넘어, 봉화군 행정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장모씨(52)는 "도로사업 무산, 하천 관리 실패, 수십년 묵인까지 어느 것 하나 정상적인 행정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군이 주민을 위한 조직인지, 특정인을 위한 조직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로 선형 개선 사업은 오랫동안 교통 안전 문제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군의 지나친 무대응과 관리 부실로 사업이 좌초되자 주민 실망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행정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하천 관리와 공공부지 관리가 무너진 대표적 사례"라며 "철저한 조사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역사회에서도 "말이 아닌 실질적 해결책"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봉화군 관계자는 "민원 제기 이후 하천부지 사용 실태를 공식 확인했고, 절차에 따라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며 "특정인에게 특혜를 준 사실은 전혀 없고, 도로 선형 사업은 지형·법적 요인으로 지연된 것일 뿐 주민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경북 봉화군이 특정 업체 대표가 수십년 동안 하천부지 수천평을 사실상 점령해 온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천부지 전경. 손병현 기자
경북 봉화군이 특정 업체 대표가 수십년 동안 하천부지 수천평을 사실상 점령해 온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천부지 전경. 손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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