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이후에 모처럼 사람들 사이에 뜨거운 화제가 된 신약이 등장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주사형 비만치료제가 그 주인공이다. 그 열풍이 어느정도인지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연도별 및 월별 위고비 DUR 점검 처방전 수 현황' 자료에 잘 드러나있다.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가 국내 출시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한 처방전 수는 모두 39만5천379건이다. 또 지난해 10월 위고비의 DUR 점검 처방전 수가 1만1천368건이었던 것이 해를 넘긴 올해 1월에는 2만2천51건, 2월에는 3만1천512건, 3월에는 4만7천597건 등 1만건 이상 늘어나고 있음이 확인됐다.
주사형 비만치료제가 대부분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고, 수입·판매하는 제약사 모두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보니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증가 폭이 다른 약들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분명히 주사형 비만치료제에 대해 시장에서 열광적인 반응이 있음은 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원래는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
주사형 비만치료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라는 호르몬이 몸에 작용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GLP-1은 혈당이 올라가면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반대로 혈당이 낮으면 인슐린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몸에서도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호르몬이기도 하다.
GLP-1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약물을 몸에 주입해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게 주사형 비만치료제의 작용 방식이다.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 때문에 원래는 당뇨병 치료제로 먼저 개발됐으나 임상시험 과정에서 체중 감량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음이 확인되면서 오히려 비만 치료제로 인식되는 결과를 낳았다.
대한비만학회장인 서영성 계명대동산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장(가정의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새로운 비만치료제가 계속 개발돼 비용이 낮아지면 나중에는 고혈압, 당뇨 등 비만관련 질환이 급감하고, 이는 심뇌혈관질환의 급감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비만관련 악성종양이나 신진대사 문제와 관련한 지방간질환이나 간경화 위험도 함께 감소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 굳이 안 써도 되는 사람이 쓰고 있다?
위고비와 같은 주사형 비만치료제는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처방한다. 체질량지수가 30이상이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동반질환 없이도 처방할 수 있으며, 체질량지수가 27.0~29.9사이의 비만환자는 동반질환이 있을 때 처방 받을 수 있다.
비만이 심할 경우 운동강도를 높이면 다치거나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먼저 약으로 체중감소를 위한 몸의 환경을 먼저 만들어놓는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비만이 아닌 약간의 과체중인 사람들이 처방을 받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식이 조절과 운동 등으로 충분히 정상 체중을 유지할 수 있음에도 빠른 길을 가기 위해 주사형 비만치료제를 찾는다.
서 센터장은 "일반인들은 비만을 아직도 건강문제라기 보다 미용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많고, 생활습관의 교정을 통해 살 빼는 것이 매우 어렵기에 주사로 쉽게 살을 뺀다하니 처방 적응증이 되지 않더라도 처방받으려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아직 부작용 확인하려면 더 지켜봐야
주사형 비만치료제에 대해 아직 약물 의존성이나 금단 증상이 알려진 바는 없다. 하지만 부작용은 있다.
위고비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했을 때 현재 보고된 부작용은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 손실, 급성췌장염 등이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보고된 부작용이 많지 않기에 장기적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주사형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으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고, 당뇨병 관련 병력이 있는 환자는 신중히 투여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서 센터장은 "비만치료의 핵심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고, 약은 그 습관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용도"라며 "경구형이든, 주사형이든 비만치료제를 투약하면서 생활습관 교정을 하지 않았다면 몸무게가 다시 돌아가는 '요요현상'을 100% 경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도움말 서영성 계명대동산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장(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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