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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치솟는 물가 불안, 조절할 방법도 마땅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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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9개월 만에 최저치인 1%대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시중 물가 변동 폭을 제대로 반영한 수치는 아니다. 해킹 사태로 대규모 가입자 이탈에 직면한 SK텔레콤이 8월 전체 가입자 통신료를 50% 감면(減免)했는데, 2천만 명이 넘는 가입자의 요금 부담이 낮아져 물가도 상당 폭 떨어뜨렸다. 이를 제외하면 8월 물가는 2.3% 올랐다. 지난해 7월 2.6%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치다. 폭염으로 농수축산물 물가가 4.8% 뛰었는데, 전체 물가 추이와 같은 13개월 만에 최대치다. 과일, 채소, 곡물, 고기, 생선 등에서 10% 이하 상승률 품목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쌀 소매가격은 햅쌀 출하를 앞두고 있는데도 20㎏당 평균 6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보다 17% 이상 상승이다. 정부가 할인 지원에 나서 8월 한 달 가까스로 5만9천원대를 유지하다가 다시 심리적 저항선(抵抗線)인 6만원대로 복귀했다. 빵값도 고공 행진을 이어 가며 전년 동월 대비 6.5% 치솟았는데, 소비자물가상승률의 2배가 넘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밀가루 가격이 치솟았고, 달걀 가격마저 5개월째 오르면서 전년 동월 대비 상승 폭이 8%에 이른다. 정부는 출고가(出庫價) 인상 담합이나 가격 상승 유도를 조사한다지만 당장 소비자들이 체감할 정도로 값을 낮추기는 힘들어 보인다. 국제 물가 상승에 따라 대체 수입품으로 물가를 조절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는 공급 확대와 대규모 할인 지원 등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추석 명절을 한 달 앞두고 물가 불안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도 9월 물가상승률이 2%대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폭염·폭우로 일부 농수산물은 예년에 비해 수급(需給)이 불안하고, 추석 차례용품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고 했다. 게다가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대내외 여건상 통화정책은 반대로 갈 상황이다. 소득이 물가인상분에 못 미쳐 실질 소비가 줄고 먹거리 씀씀이마저 줄였는데, 정부는 내수 회복을 전망한다. 2분기 0.7% 성장에 안도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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