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산업군 기업들이 파업 국면을 맞으며 노사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유예기간임에도 노조의 거센 저항에 직면한 것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조선 노조인 현대자동차·HD현대중공업 노조가 이틀째 부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4일 오전 출근조 근무자와 오후 출근조 근무자가 각각 2시간 일찍 퇴근하는 방식으로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는 전날과 같은 방식이며 5일에는 근무조별로 4시간씩 일손을 놓겠다고 예고했다.
현대차 노사는 임금 인상 규모, 정년 연장, 통상임금 확대 등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1천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소득 공백 없는 정년 연장(최장 64세)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월 기본급 9만5천원 인상 ▷성과금 400%+1천40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20만원 ▷주식 30주 지급 ▷일부 수당에 통상임금 확대 적용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미흡한 수준이라며 이를 거부한 상태다.
이 외에도 노조는 사측이 신사업을 개시하거나 해외에 부분조립생산(SKD) 공장을 증설할 때도 노조에 통지해야 한다는 조항을 단체협약에 넣자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노조가 구조조정 등 경영상 판단까지 노동쟁의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GM 노조의 파업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노조는 임금 인상과 함께 회사의 자산 매각을 반대하며 지난 1일부터 부분 파업 중이다. 이들은 직영 정비센터와 부평공장 유휴부지 매각 방침을 밝힌 사측에 입장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의 경우 전날 4시간 일손을 놓은 데 이어 이날 오전 9시부터 7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임금 교섭과 관련해 올해 들어 이미 6차례 부분 파업했지만, 사측이 추가 안을 제시하지 않자 부분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5일에도 7시간 파업을 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7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된 이후 현재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다. 노조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가 내놓은 합병 자료 어디에도 고용 안정, 전환 배치 대책, 성과 보장은 없다"며 "(미국과 협력하는) 국가 전략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는 자국민 기술자의 손과 숙련 없이는 결코 실현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란봉투법 시행이 노조 파업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면서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로 불안정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 노사 갈등으로 인한 리스크가 경제 발전을 막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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