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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동의율 0%…소상공인·자영업자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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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재기 지원 제도
인터넷전문은행과 카드사 비협조 도드라져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코로나19로 경영난에 빠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재기를 돕기 위해 마련된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제도'가 일부 금융권의 비협조로 겉돌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단 한 건의 채무조정에도 동의하지 않아 동의율 '0%'를 기록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신장식 국회의원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새출발기금에 접수된 중개형 채무조정 건수는 총 42만5천344건(5조4천946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 중 65.8%인 27만9천832건(3조 4천786억원)이 금융사로부터 부동의 처리됐다.

새출발기금 채무조정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재기를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그러나 금융사가 채무조정을 부동의할 경우, 해당 채권은 새출발기금이 매입하게 되며 금융사는 관리 부담 없이 채권을 정리하게 된다.

식장식 의원은 "문제는 일부 카드사와 인터넷전문은행이 채무자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묻지마 부동의'를 관행적으로 적용해 제도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채무조정 동의 요청 4천811건에 대해 단 한 건도 동의하지 않아 100% 부동의율을 기록했다. 케이뱅크 역시 3천918건 중 23건만 동의해 부동의율이 99.4%에 달했다. 반면 토스뱅크는 4천659건 중 2천514건에 동의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동의율(54%)을 보였다.

카드사는 KB국민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이 채무조정을 사실상 거부했다. 현대카드는 2만7천135건 중 22건, 신한카드는 4만4천826건 중 105건, 롯데카드는 1만6천667건 중 7건, 우리카드는 1만4천497건 중 4건만 동의했다.

KB국민카드는 2만6401건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1만3천359건에 동의해 대부분 카드사와 다른 결과를 보였다.

금융사의 부동의 관행은 채무자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금융사가 채무조정에 동의할 경우 약정 체결까지 평균 76.6일이 소요된다. 하지만 부동의로 새출발기금이 해당 채권을 매입하게 될 경우 평균 266.3일이 걸린다. 재기 지원에 3배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

신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카드사처럼 무분별하게 부동의를 남발하는 행태는 서민 재기 지원 정책을 가로막는 것일 뿐 아니라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을 통한 실질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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