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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외교통상) 李 대통령 "미국 현지 국내 기업인 억류 당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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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간 비자 관련 문화 차이가 미국의 거친 반응 불러, "양국 관계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한미 통상협상 매우 어렵게 진행", 한미정상회담은 첫 산 넘은 것, 임기 내내 산 넘어야 한다는 각고 밝혀
"남북관계 틀어질대로 틀어져", 당분간 북한 냉대 감수하면서 관계개선 시도 의사 시사
한일관계는 '과거사'와 '미래' 분리해 '투 트랙'으로 진행

촛불행동, 한국대학생진보연합, 국민주권당 등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우리 국민 체포 감금한 트럼프 규탄 및 석방 촉구대회를 하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 체류자 단속을 벌여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체포·구금했다. 연합뉴스
촛불행동, 한국대학생진보연합, 국민주권당 등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우리 국민 체포 감금한 트럼프 규탄 및 석방 촉구대회를 하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 체류자 단속을 벌여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체포·구금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에 의해 체포·구금된 우리 기업 현지 근로자들의 석방을 예고하면서 매우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사안이 한미 양국관계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1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최신 정보로는) 우리 시각으로 오늘 오후 3시에 구금시설에서 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귀국 비행기는 내일 새벽 1시쯤에 이륙해서 내일 오후쯤에 서울에 도착하게 됐다"고 억류자들의 석방 및 귀국 일정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의 예고대로 귀국 비행기는 우리 국민 316명과 외국인 14명이 태우고 미국 땅을 이륙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실은 당황스럽다. 그런데 이번 사태의 원인에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도 있는 것 같다"는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에서는 미국인들이 여행비자로 입국해서 학원 등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하지만 미국에서는 절대 안 되는 일로 여겨진다면서 이러한 문화적 차이가 미국의 과격한 대응을 촉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의 이번 억류자 석방 논의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롭게 돌아가게 해라. 가기 싫은 사람은 안 가도 된다'는 의중을 비쳤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 입장으로선 매우 당황스러운 상태일 것이라면서 앞으로 대미 직접투자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대미투자와 관계된 비자 발급에서 좀 '정상적으로 운영해 달라' 또는 'TO를 확보하거나 새로운 유형을 만들어 달라'고 협상을 지금 하고 있는데, 미국도 현실적인 필요가 있으면 그 문제는 해결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통상협상은 매우 어렵다면서 "안보 분야, 핵연료 처리 문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 국방비 증액문제, 대미투자 구체화, 관세 수준 등 온갖 협상 요소들이 현재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첫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작은 고개를 하나 넘었지만 앞으로도 넘어야 할 고개가 퇴임하는 그 순간까지 수없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 대통령은 "미국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아주 거칠게 나오고 있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이면합의나 대한민국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지 않을 것"이라면서 "합리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일각에서 합의문서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이 빈손 회담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최대한 방어를 하러 간 것이었다"면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인은 할 필요가 없고 최소한 합리적인 사인을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단기간에 좋아질 수 없을 정도로 전(前) 정부에서 대북관계가 틀어졌다고 지적하면서 당분간은 북한의 냉대를 감수하면서 지속적으로 관계개선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군사적 측면은 물론 경제적 측면에서도 우리한테 이익이 된다"면서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재명이 종북이라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서, 경제를 위해서, 민생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북한이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협상을 벌이려는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를 꿰뚫어야 한다면서 "북미 관계가 개선되고 북미 대화가 열리는 게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사임 표명 등 정국이 어수선한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실리를 추구하되 따질 건 따진다는 '투트랙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영토 문제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사회·경제·민간교류 같은 미래 지향적 문제는 별도로 접근하자는 게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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