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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김수용] 반려로봇과 고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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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용 논설실장
김수용 논설실장

죽음을 두고 경중(輕重)을 잴 수는 없다. 의롭고 안타까운 죽음과 그렇지 않은 죽음을 두고 애도의 깊이가 다를지언정 죽음은 그 자체로 허망하고 슬프다. 그러나 현대인이 일상에서 접하는 가장 비참한 죽음은 단연 고독사(孤獨死)일 것이다. 삶이 끝나는 순간 아무도 지켜보지 않고, 심지어 수개월이 지나서야 알려지는 죽음. 일본에선 올해 상반기 '고립사'(우리나라 고독사)가 1만1천669명에 이른다. 홀로 집에서 숨진 4만913명 중 사후 8일 이상 지나 시신이 발견된 경우만 해당하는데, 지난해 상반기보다 12%가량 늘었다. 보건복지부 '2024년 고독사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1년 3천378명, 2022년 3천559명, 2023년 3천661명으로 우리나라도 매년 증가세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에 따른 건강 악화로 죽음에 이르는 인구는 전 세계에서 시간당 100명에 이른다고 한다. 핵가족화, 지역 공동체 해체, 정서적 교류 부족 등이 가져온 결과다. 지난 2020년 우리나라에선 '고독사 예방법'이 제정됐는데, 당사자가 고독사 위험에 대한 도움을 요청할 권리와 국가·지자체가 적극 보호할 의무를 담았다. 사회와 단절(斷絕)된 뒤 도움조차 구하지 못한 채 맞는 쓸쓸한 최후가 개인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2021년 기준 고독사 사망자의 44.3%가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사회안전망 안에 있었음에도 이들은 홀로 죽음을 맞아야 했다. 사회적 돌봄 체계를 바꿔야 한다지만 한계도 있다.

인공지능(AI)의 발전에 힘입어 AI 반려(伴侶)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 얼굴과 목소리를 알고 감정에 맞춰 반응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인간 입장에선 로봇과 교감한다고 느낄 정도다.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세계 AI 반려로봇 시장은 2030년 4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인간형 AI 로봇이 등장한다면 단순히 반려 수준을 넘어 가족이나 친구 역할도 가능하다.

물론 기계가 인간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그런 구분조차 모호한 로봇이 등장한다면 그에 따른 윤리적·도덕적 논란도 불가피하다. 역사상 지구상에 가장 많은 인간이 존재하는 시대에 인간의 외로움과 쓸쓸한 죽음을 막기 위해 로봇에 의존한다는 사실이 매우 모순적이지만 현대인의 부조리(不條理)가 이뿐이겠는가.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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