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對)한반도 전략이 심상치 않다. 미군의 아시아 방어선이 일본으로 밀리면서, 제2의 애치슨 선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강하게 압박하면서, 안보 쪽에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한미 동맹마저 걱정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전군 지휘관 회의를 갑작스레 소집했으며, 미 국방부는 주한미군사령관의 계급(4성 장군)을 한 단계 낮춰 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동북아 군사 지휘부를 한국에서 일본으로 옮기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 실수가 아니라 향후 암시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주 미국과 세계 각국에 있는 준장(1성)급 이상의 지휘관에게 30일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했다.
국방부 내부 인명록에 4성 장군인 제이비어 브런슨과 로널드 클라크의 계급이 중장(3성)으로 표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WP는 브런슨은 주한미군사령관이며 클라크는 태평양육군사령관을 맡고 있는데, 관측통들은 헤그세스 장관이 이 두 자리의 위상을 격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라크 사령관의 대변인인 아이작 스턴 대령은 "클라크 장군의 중장 표기가 오류로 보인다"고 WP를 통해 밝혔다. 스턴 대령의 설명대로 오류일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한 군 지휘부의 구조조정과 맞물린 의도적 조치일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국방부가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 국방전략(NDS)은 전임 행정부와 달리 인도·태평양 지역이 아닌 미국 본토와 서반구 방어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관료주의와 중복되는 지휘 구조를 간소화하겠다며 지난 5월 현역 4성 장군 수를 최소 20% 줄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번 지휘관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난 장군들에게 우리가 그들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단결심(고취), 그게 전부다. 누군가가 그걸 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애치슨 선언=1950년 1월 12일 미국 국무장관 딘 애치슨이 발표한 미국의 극동 방위선이다. 알류샨열도–일본–오키나와–필리핀을 연결하는데 한국전쟁(6·25전쟁) 발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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