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의 한 전통시장이 구청 정밀안전점검에서 고위험 수준인 'D등급'을 받고도 별다른 보수 없이 4년이 넘도록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명절 준비로 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적잖은 상황에서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오후 방문한 서구 새길시장은 추석을 앞두고 손님들로 붐볐다. 지난해 설치한 조명과 비가림막 덕분에 시설 개선이 이뤄진 것처럼 보이는 시장 벽면 곳곳에는 금이 가 있었다. 금이 간 벽면은 대부분 그대로 방치돼 있었고 이따금씩 페인트로 가려둔 흔적이 보였지만 실제 보수가 이뤄진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새길시장은 1970년 개설해 올해로 56년째 손님을 받고 있다. 지난해 시장이 문을 연 이후 처음으로 서구청이 비가림막설치, 바닥 아스콘 포장, 안내간판 설치 등 환경 개선에 나섰지만 낡은 건물은 그대로다.
새길시장은 지난 2021년 맨눈으로 실시하는 안전진단 결과, 가장 하위 단계인 '불량' 등급을 받았다. 이듬해 구청이 실시한 정밀안전점검 결과에서도 A~E 등급 중 긴급 보수가 필요한 'D등급'을 받았다.
이곳 상인들은 시장 노후화로 언제든 안전사고가 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식자재를 판매하는 상인 A씨는 "건물이 워낙 낡아 철골이 드러난 곳을 수시로 살펴보며 혹시 사고가 나지 않을까 긴장한다"며 "건물이 약하다 보니, 화기를 다룰 때에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수의 상인과 시민이 오가는 시장이 안전진단 이후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방치된 이유는 이곳이 민간 소유 건물이어서다. 시설물 안전관리에 대한 특별법 적용을 받지 않다 보니 지자체가 보수 예산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청은 최근까지 수차례 건물 소유주에게 보강 공사가 필요하다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실제 공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건물 소유주 입장에서도 공사 기간 영업 공백에 대한 임차인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에 대해 서구청 관계자는 "상인들은 물론이고 건물 소유주들에게도 수리가 필요하다고 전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더 이상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방법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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