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중 추석 명절 직후에 이혼이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누적돼온 부부·고부 갈등이 '명절'이라는 기폭제를 계기로 이혼으로 직결되는 현상이 통계로 드러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2014~2023년) 간 월별 이혼 건수는 추석 직후인 11월(9.1%)에 가장 많았다. 평소 갈등을 겪던 부부가 명절을 계기로 이혼을 결심하거나 고부 갈등 등으로 인한 '명절 증후군'이 심화돼 이혼으로 이어지는 현실이 통계에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대구 지역의 경우 지난 2021~2023년 간 이혼 건수는 소폭 줄었지만 감소율은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구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이 발간한 '2024 통계로 보는 대구여성가족의 삶'에 따르면 대구의 이혼건수는 2023년 3천931건으로, 최근 3년 간 연평균 2.2% 감소했으나 감소율은 전국 평균보다 2.5%포인트(p) 낮았다. 대구의 이혼 감소율은 8대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추석에도 대구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추석 명절을 전후로 '명절 증후군'을 호소하는 글이 다수 쏟아졌다. 그간 제사를 지내지 않다가 며느리가 생기고는 제사를 강요하는 시어머니 사연, 명절 기간 마주치는 배우자 가족들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연 등이 주를 이뤘다.
지난 8일 대구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댁과 남편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 A씨는 "신혼 때는 시부모에게 잘하려고 했는데 며느리만 시가에 충성을 다해 도리를 해야 하는 지 의문스럽다. 남편은 '처가에 대충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번 추석 때 남편 없이 혼자서 친정에 갔다가 시가에 가는 일정을 소화했는데 시부모는 남편 없이 오는 걸 고마워하기는커녕, 방문 순서가 잘못됐다고 나무랐다. 평소에 전화도 잘 안 한다며 서운함을 쏟아냈다"면서 "둘이서만 잘 살면 된다고 했던 건 말 뿐이었고, 조선시대 같아서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는 다른 가족의 개입 없이 온전히 부부끼리만 서로의 속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이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천주현 변호사는 "부부가 명절 기간 장시간 동안 차량이나 시가 및 처가 등 같은 공간에 있게 되면서 갈등을 빚고, 가사 도움에 대한 이견 폭발이 이혼까지 이어져 실제 명절 직후 이혼 상담이 급증하고 있다"며 "시부모 등이 개입하지 않고 온전히 부부만 참여해 서로의 속마음을 파악할 수 있는 부부상담 프로그램이 활발해진다면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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