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청사 설계공모안(매일신문 9월 18일 등)을 두고 대구시와 달서구청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13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를 찾아 최근 공개된 대구시 신청사 설계안 당선작에 대해 대구의 정신과 상징성을 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청장은 설계공모안을 두고 ▷밋밋하고 전형적인 관공서 건물에 불과한 점 ▷세월이 흐름에 따라 고층 빌딩 속에 파묻힐 우려 ▷2.28 민주화 운동, 국채보상운동 등 대구시민의 정서와 자존심을 담지 못한 점 등을 문제로 제시했다.
이 청장은 공개된 밑그림 대로라면 신청사 부지 인근 다른 건축물들에 비해 신청사 높이가 낮아 상징성 있는 랜드마크 건물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소 28층, 가능하다면 33층, 56 층 등으로 보다 높이고 대구 정신이 살아 있는 랜드마크 건축물, 국내·외 관광객이 모여드는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신청사가 단순한 행정 건축물이 아닌 미래를 향한 도약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구경북 통합, 지방자치 강화에 따른 교육청, 경찰청, 노동청, 환경청 등 정부 지방행정기관의 입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대구시와 달서구 간 대치 사태도 한 때 빚어졌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이 기자회견을 위해 시청을 방문하자 대구시는 사전 협의가 안 된 일이라며 막아서고 나섰다.
달서구청 측은 기자회견을 하기로 사전 합의가 이뤄졌으나 대구시가 이를 부당하게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대치 사태는 30분 가량 이어졌다. 결국 시는 기자회견문을 현장에서 배포하지 않고, 이태훈 구청장의 구두 설명 형식의 간담회를 끝내 허락했으나 잡음은 계속됐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에 기자회견 사전 협의가 모두 이뤄졌다. 예정된 기자회견 전날 갑자기 다른 브리핑이 같은 시간에 있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더라"며 "구청에 훼방 놓으려는 게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구시 측은 공식적인 기자회견은 일관되게 불허했으며 '차담' 수준의 대화만 가능하다고 밝혔다며 반박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자회견이 아닌 '차담' 수준의 자리를 허락했을 뿐이다. 기자실은 시정을 알리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고, (시정과) 다른 견해를 밝히는 자리는 구청 단위의 브리핑룸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청장 브리핑을 왜 대구시에서 하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달서구청이 제시하는 설계안과 관련해서는 주변 아파트, 공원과의 연계를 충분히 고려했으며, 주요 공간에 충분히 대구의 역사성·상징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당선작은 인근 아파트는 물론 뒤편 금봉산 등 주변 환경과의 경관을 두루 고려해 설계한 것"이라며 "고층으로 지을 시 이질적이고 권위적인 건축물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2.28 민주운동 의미 등을 외형적으로만 담아내려는 건 다소 편협한 시각이며, 실시설계 과정에서 시민편의시설 주요 공간에 콘텐츠를 통해 충분히 시민정신 구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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