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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사태에 "교민들 큰 동요 없어…'반한 정서' 번질까 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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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 주재원·지역기업 법인장이 전하는 현지 상황
한인 밤늦은 시간 외출 자제…타지 방문·툭툭이 이용 꺼려
한국 정부가 '대응' 강화하자 캄보디아인들 '오해' 하소연

지난 7월 16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힌 다국적 사이버 범죄 조직원들이 두 손이 묶인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지난 7월 16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힌 다국적 사이버 범죄 조직원들이 두 손이 묶인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최근 캄보디아에 탐문 수사를 다녀온 오영훈 부산 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이 프놈펜에서 촬영한 한 범죄단지. 연합뉴스
최근 캄보디아에 탐문 수사를 다녀온 오영훈 부산 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이 프놈펜에서 촬영한 한 범죄단지. 연합뉴스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취업 사기, 납치·감금 등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큰 동요 없이 일상을 이어가면서도 최근 사태가 양국 갈등으로 번질까 우려하는 상황으로 파악됐다.

캄보디아 현지에 주재하는 지역기업 법인장 A씨는 15일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아직 현지 교민이나 주재원들은 크게 염려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사실 일부 지역에서 (이전부터)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고, 범죄 대상이 일반 여행객이나 교민이 아니라 고액 알바나 대포통장 판매를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인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많은 한인이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밤늦은 시간의 외출이나 타 지역 방문, 택시·툭툭이(삼륜차) 이용을 자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캄보디아에서 근무 중인 직장인 B씨도 "일상이나 근무 환경에 큰 변화가 없지만 주의 지역, 야간 이동 자제와 같은 안전 공지를 더 꼼꼼히 확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신변에 대한 불안감보다 '반한 정서' 확산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정부가 대응을 강화하자 캄보디아인들 사이에서 '억울하게 한국에 오해를 받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A씨는 "사실 일반 교민과 주재원들은 캄보디아인들의 반한국적 감정이 일어날까를 염려한다. 캄보디아의 일반 국민들은 '중국인들 범죄로 인해 자국민이 오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한국에 거주하는 캄보디아인들이 한국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반한국적 정서가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양국 갈등이 빚어질 경우 캄보디아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의 경제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B씨는 "관광업과 여행업, 한식당 등 한국인 손님에 의존하는 업계에서 캄보디아가 치안 불안국이라는 인식이 굳어질까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반한 정서를 자극하지 않는 현명한 대응과 함께 캄보디아에 주재 인력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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