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는 동남아 3국 순방 중 마지막 일정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그런데 당초 순방 일정에 없던 세계적 유적지 '앙코르와트' 방문을 위해 한국에 있던 공군 2호기를 급하게 동원, 수도 프놈펜에서 앙코르와트를 왕복하게 한 후 다시 공군 1호기를 타고 귀국했다.
'김정숙 버킷리스트'에 오른 앙코르와트의 나라 캄보디아는 몇 년 사이에 어쩌다 '범죄 왕국'이자 '중국의 경제 식민지'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것일까? '우리는 안녕한가?' 되묻고 싶다. 날마다 수만여 명에 이르는 중국인이 무비자로 입국하고 중국 자본은 사냥감이 될 만한 한국 기업을 찾아 나서고 있다.
중국 IT 공룡 기업 텐센트는 JTBC 스튜디오에 1천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 자회사인 TME는 SM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로 등극했고 징둥(京東)과 즈하이궈(自嗨锅)는 tvN '여신강림' 제작을 지원했다. '조선구마사'와 '철인왕후'를 제작한 YG스튜디오플렉스는 텐센트 등 중국 자본이 소유하고 있다. 엔터 산업뿐 아니라 중국 자본의 국내 기업 사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세계 전략으로 해상[一帶]과 육상[一路]에서 동시에 과거의 실크로드를 구축, 중국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중국몽(中國夢)의 핵심 사업이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베이징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도 중국의 꿈에 동참하겠다"며 노골적인 친중(親中) 선언을 한 바 있다.
캄보디아는 일대일로 사업의 성공적인 전진기지로 자리 잡았다. 올해 말 착공되는 캄보디아의 '후난테초 운하 프로젝트'에는 무려 17억달러(2조3천94억원)의 중국 자금이 투입된다. 프놈펜과 캄보디아 항만까지 180㎞를 운하로 연결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앙코르 국제신공항 확장 사업에도 11억달러가 투입되고 '바싹강'을 횡단하는 '짝엉으레-쁘렉쁘라' 교량 건설공사 등 캄보디아의 대형 인프라 모두를 중국이 추진하고 있다.
캄보디아도 동남아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캄보디아개발위원회(CDC)에 따르면 1~9월 캄보디아 전체 해외 투자액의 53%가 중국이었다. 캄보디아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실상 중국의 경제 식민지로 전락했다는 것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중국 자본의 유입과 더불어 캄보디아 정부의 경제특구개발에 '삼합회' 등 세계적인 악명을 떨치고 있는 중국 범죄 조직도 빠르게 침투했다. 경제특구에 중국 자본의 카지노와 리조트 개발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과정에서 기업화된 중국계 범죄 조직이 투자와 개발을 명분으로 스며든 것이다. 그들은 '웬치'(園區)라는 범죄 단지를 조성,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도박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등 디지털 범죄로 사업을 전환했다.
중국의 '검은' 자본과 결탁한 캄보디아 정부 및 정치권이 중국 범죄 조직을 보호막처럼 감싸면서 캄보디아가 국제적인 범죄 국가가 된 것이다. 시 주석의 일대일로 사업과 삼합회는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의 카드'로 움직이면서 캄보디아 경제를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의 최대 채권국이자 중국의 경제 식민지가 된 캄보디아 정부는 이제 캄보디아 경제를 좌우하게 된 중국 범죄 조직을 제대로 단속하거나 처벌할 수 없다. 중국 정부와 중국 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이유로 무작정 중국을 혐오하거나 중국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중국 자본의 국내 투자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라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의 본질과 중국 자본의 속성을 꿰뚫어 보지 않고 정치 지도자가 그릇된 판단을 하거나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풀어버린다면 한국이 제2의 캄보디아처럼 되는 날도 머지않았다. 한국의 청년들이 캄보디아에 가서 중국 범죄 조직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상황이 한국에서도 일상처럼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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