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전직 항공사 부기장이 "공군사관학교 출신의 동료 4명을 살해하려고 계획했다"고 말하는 등 전국에 충격을 준 이른바 '기장 살인사건'이 이번주 내내 매스컴을 타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해당 항공사 동료 기장들은 "숨진 기장은 피의자와 비행을 몇 번 한 것 외에는 특별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증언해 김씨의 범행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장 살인사건' 등 이번주에 발생한 주요 사건·사고들을 정리했다.
◆ "4명 살해하려고 3년 전부터 준비했다"…'기장 살인사건'
지난 17일 오후 울산에서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씨가 경찰에 검거됐다. 그는 같은날 오전 5시 30분쯤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같은 항공사 소속이었던 기장 A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오전 7시쯤 이웃 주민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당시 아파트 계단에서 기다렸다가 A씨를 습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가족과 함께 거주하던 중 운동을 위해 외출하던 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의 전 직장 동료인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60여명 규모의 수사전담반을 구성해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울산경찰청과 공조해 도주로를 추적했고, 오후 8시3분쯤 울산시 남구의 한 모텔에 있던 김씨를 울산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검거했다. 김씨는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현금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부기장인 김씨는 숨진 피해자와 같은 항공사에서 근무했고, 2024년 4월쯤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건 전날인 지난 16일에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도 다른 기장을 상대로 뒤에서 덮쳐 목을 조르는 식으로 유사 범행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피해자 역시 피의자의 상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A씨를 살해한 뒤 경남 창원시 성산구 또 다른 항공업계 직원의 집을 찾아갔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7일 오후 10시 36분, 부산진경찰서에 도착한 김씨는 범행 준비 기간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3년"이라고 대답했고, 추가 범행 계획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4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군사관학교의 부당 기득권에 억울하게 인생을 파멸당했기 때문에 제 할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씨의 전 동료들은 그의 말과는 다른 증언을 했다.
김씨와 비행 경험과 조종사 정기 평가를 함께 받았던 경험이 있고 살해당한 기장과도 인연이 있는 사이인 B씨는 "김씨가 2022년 3월 국내선 비행을 함께 한 적이 있고 2020년에는 시뮬레이터 비행(평가)도 함께 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이상함을 느끼지는 못했다"고 했다.
이어 "김씨가 2022년 중반 정기 비행 평가에서 한차례 떨어지고 추가 교육 후에 재합격했는데 그 이후 김씨에게서 피해망상 조짐이 있었다는 동료들이 여럿 있었다"고 덧붙였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기 평가에서 불합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김씨는 교육을 이수해 정기 평가에 재합격한 뒤 돌연 2년 가까이 병가를 냈고, 2024년 항공신체검사에 통과하지 못한 뒤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항공신체검사는 항공 안전법이 정한 신체조건에 부합하는지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항공전문의가 확인하는 제도다. 검사에 통과하면 일명 화이트카드(항공신체검사 증명서)가 나온다. 화이트카드가 없으면 복직은 가능하지만, 비행을 할 수 없다.
일각에서 김씨가 평가에 불만을 품고 공군사관학교 선배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의혹에 대해 B씨는 "고인이 김씨의 직속상관도 아니었고 평가하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며 "고인이 맡고 있는 보직 또한 김씨와 크게 관계가 없어 비행을 몇 번 같이한 일반적인 사이였다"고 증언했다.
이어 "비행 중에 일어난 일은 당사자들만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단언컨대 고인은 절대 폭언을 하거 갑질 등 강압적인 수단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고 주변 동료들도 모두 그렇게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B씨는 "각종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돌아가신 기장을 욕되게 하는 글들을 보며 마음이 아프다"며 "이 부분은 꼭, 바로 잡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가 주장한 공군사관학교의 카르텔도 동료들은 현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B씨는 "조직 내에 사관학교 조종사 출신이 크지 않고 보직 조종사들이 전부 공군 조종사 출신이 아니다"며 "김씨 왜 공군사관학교 카르텔 이야기를 꺼냈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장 C씨도 "과거와 달리 공사 출신 기장이 많이 없다"며 "공사 선배들이 자기를 끌어줄지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피해망상이 있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의 경찰 수사와 조종사 동료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김씨가 평가 시스템이나 조직의 불합리한 문제로 범행을 계획했다기보다는 피해자들과의 개인적인 관계나 정신병력이 직접적인 범행 동기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씨가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던 4명도 공군사관학교 출신이라는 것 외에 뚜렷한 공통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전자발찌' 찬 채 스토킹 하던 20대 女 살해한 김훈, 신상정보 공개
경기 남양주시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피의자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지난 19일 경기북부경찰청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피의자 김훈(44)의 이름과 나이, 운전면허증 사진을 공개했다. 게시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20일까지다.
김훈은 앞서 지난 14일 오전 8시 58분쯤 남양주시 오남읍의 한 길거리에서 과거 교제했던 20대 여성 D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D씨가 탄 차량의 창문을 깨고 범행한 김훈은 전자발찌를 끊고 자신의 차를 타고 달아났다가 약 1시간 만에 양평군에서 검거됐다.
김훈은 검거 당시 불상의 약물을 먹어 체포 직후부터 현재까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지난 17일 구속됐다. 현재는 건강을 회복해 진술을 시작했지만 범행 동기 등 핵심 부분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하고 있다.
김훈은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3호와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1·2·3호 적용 대상자로, D씨에게 연락하거나 주거·직장 100m 이내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였다.
사건 발생 전 D씨의 차량에서는 김훈이 부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 장치가 두 차례 발견됐으며, D씨는 공포를 호소하며 여러 차례 이사하는 등 스토킹 피해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범죄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있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훈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점 등을 고려해 본인 동의를 받아 얼굴 사진 대신 운전면허증 사진을 공개했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 등의 요건을 충족할 경우 피의자의 얼굴, 성명,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 수사 중인 관계성 범죄 사건에 대한 전수 점검에 나선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18일 오전 전국 시도 경찰청장과 경찰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이러한 대응책을 마련했다.
먼저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경찰이 수사·관리 중인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 사건에 대해 경찰서장이 직접 전수조사한다. 아울러 고위험 가해자는 구속·전자장치 부착·유치 신청 등을 할 방침이다.
전수조사는 경찰이 수사 중인 1만5천여건을 대상으로 우선 진행된다. 이후 임시조치·잠정조치 등 보호조치 대상자, 최근 3개월간 2회 이상 신고 사건 등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이어간다.
관계성 범죄는 접수 당일 최대한 신속하게 피해자를 조사해 보호·안전 조치 및 격리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방문 조사도 병행한다.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보완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실효적 가해자 격리 방안 ▷법무부와의 전자발찌 대상자 정보 공유 ▷전자발찌와 스마트 워치 연동 등 제기되는 문제를 망라해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에서 스마트워치와 전자발찌가 경찰과 법무부 간의 '칸막이'에 막혀 실시간 정보 공유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들이다.
◆ 초과 근무 중 숨진 수성구청 공무원…구조 요청 있었지만 위치 파악 못한 소방
대구 수성구청 한 공무원이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소방당국의 소극적인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망 직전 해당 공무원이 구조를 요청했음에도 소방이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지 못하고 철수한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수성구청은 또 이를 계기로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지난 13일 오전 6시 45분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수성구청 별관 4층 사무실에서 30대 공무원 E씨가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환경미화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16일 "1차 소견상 E씨의 사인은 '대동맥박리'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1차 소견은 정밀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 확인되는 초기 단계의 판단이다.
대동맥박리는 심장에서 나오는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의 내막이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응급질환으로, 갑작스럽게 찢어지는 듯한 심한 흉부 통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씨를 충분히 살릴 수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소방당국의 대응이 부적절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씨는 전날 오후 11시 35분쯤 사무실에서 휴대전화로 직접 119에 전화를 걸었다.
당시 E씨는 119상황실과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구토 소리만 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은 GPS 위치 추적을 실시하고 같은 날 오후 11시 38분쯤 경찰에 공동 대응을 요청한 뒤 구청으로 출동했다.
하지만 소방은 E씨가 있던 별관 출입문이 잠겨있자 자정쯤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구청 당직실에 출입문 개방과 같은 별도의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구청 당직실과 소방이 접촉한 사실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은 GPS 위치추적의 값이 정확하지 않아 구청 주변을 수색했다는 입장이다. 소방 관계자는 "GPS는 오차범위가 있고 구청 건물은 퇴근 시간대에 불이 다 꺼진 채 시건장치가 되어 있었다. 잠겨 있지 않은 인근 건물들을 수색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성구청은 이 사건을 계기로 '당직 근무 개선책' 등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개선책에 따르면 보안·시설 점검을 맡는 야간 당직자는 오후 10시 이후 청사 내 초과 근무자가 있을 경우 순찰을 한 차례 추가로 실시한다. 기존 오후 10시와 다음 날 오전 6시 두 차례였던 순찰 체계에서 점검 횟수를 늘린 것이다.
또 구청사 내 25개 과 사무실에는 당직실과 연결되는 비상벨을 설치해 응급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직원 개인 전화기에도 당직실로 바로 연결되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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