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Insight+전공 Inside] '진단의 시작은 검사부터'…대구보건대 임상병리학과 54년의 길

반세기 전통으로 빚은 대한민국 임상병리 교육의 중심
전문기술석사과정·RA 전문가 양성으로 첨단 인재 배출
국가시험 수석 7명·합격률 89.9%…임상검사 교육의 새 기준

대구보건대 임상병리학과는 52년 전통과 글로벌 경쟁력으로 질병 진단의 전문인력을 양성해오고 있다. 학생들이 실습 수업을 받는 모습. 대구보건대 제공

진단의 시작은 '보이지 않는 수치'를 읽는 일이다. 대구보건대학교 임상병리학과는 지난 54년간 인체의 비밀을 과학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를 길러왔다. 졸업생들은 보건의료 현장 곳곳에서 생명의 단서를 찾아내며, 지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1971년 대구보건대의 설립과 함께 출범한 임상병리학과는 50년 넘게 1만여 명의 임상검사 전문가를 배출하며 지역과 국가, 세계 보건의료 현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임상병리사는 혈액, 조직, 체액, 유전자 등 인체의 수많은 생물학적 정보를 과학적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들이다.

대구보건대는 국내 임상병리 교육의 역사이자 현재로 평가된다. 축적된 전통 위에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성과 실무 역량을 더해, 고도화된 커리큘럼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전문학사에서 석사로 이어지는 '보건전문기술대학원' 체계를 갖추며 임상검사 분야 고급 인재 양성의 기반을 다졌다.

2023년 교육부의 전문기술석사과정 인가와 신산업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 2.0 연속 선정으로, 2026년까지 총 12억 원의 국고지원을 받아 첨단 바이오진단 및 헬스융합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과는 산업체 수요에 맞춘 직무 중심 교육을 강화하고,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과 의료기기 인허가(RA) 과정을 통해 첨단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2021년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으로부터 '의료기기 규제과학(RA) 전문가 교육기관'으로 지정돼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되는 의료기기 관리 전문역량을 키우는 교육기관으로 성장했다.

우수한 교육과정은 탁월한 성과로 이어졌다. 2022년에는 한국임상병리교육평가원으로부터 3년 인증을 획득하며 교육과정의 우수성을 공식 인정받았다. 또한 최근 5년간 미국임상병리학회(ASCPi) 국제자격시험에서 35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전국 최다 기록을 세웠다.

학생 중심의 비교과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융복합 캡스톤디자인, 취·창업 캠프, 환자안전 프로그램, 외국어 역량 강화, 구마모토보건과학대 글로벌 교류 등은 실무 능력과 인성을 겸비한 보건전문인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졸업생들은 대학부속병원, 연구소, 보건소, 질병관리청, 혈액원, 제약회사, 검역소, 임상검사센터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으며, 의료기기 및 해외진단회사로의 진로도 확대되고 있다. (재)씨젠, ㈜마크로젠, ㈜로킷헬스케어 등과의 산학협력 거버넌스 체계는 취업에 강력한 지원군이다.

또한 경찰청 과학수사계 검시조사관 다수가 이 학과 출신으로, 전국 임상병리학과 중 검시조사관 최다 배출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사망 원인 분석과 증거 수집, 법의학적 해석 등 고도의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국가시험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 10년간 수석 7명, 차석 3명을 배출했으며, 2022년에는 만점 수석이라는 이례적인 기록도 세웠다. 2024년 제52회 임상병리사 국가고시에서는 89.9%의 합격률을 기록, 전국 평균 대비 6.2% 높은 수치를 보였다.

김수정 대구보건대 임상병리학과 학과장은 "산업현장이 요구하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직무 능력을 반영해 교과과정을 정비하고, 글로벌 역량과 현장 실무를 동시에 갖춘 임상병리사를 양성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앞으로도 글로컬 보건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 임상병리학과는 52년 전통과 글로벌 경쟁력으로 질병 진단의 전문인력을 양성해오고 있다. 학생들이 실습 수업을 받는 모습. 대구보건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