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에 집중하면 한 사람을 살릴 수 있지만, 기술을 확대하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헬스케어 기업 '바이오링크'를 이끄는 홍정호 대표는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홍 대표의 본업은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교수다. 병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방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신념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AI와 의료 서비스를 잇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홍 대표는 방대한 데이터에 AI를 접목해 가장 적절한 치료·예방을 제시하는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혁신 AI 의료 플랫폼
현재 바이오링크의 주력 설루션은 ▷AI 모델 기반 뇌경색 환자 예측 보조 소프트웨어 '뉴로캐스트'(NeuroCast) ▷AI 모델 기반 흉부 단층촬영(CT) 분석을 통한 폐암 발병 예측 소프트웨어인 '루카캐스트'(LucaCast) ▷환자 임상정보를 기반으로 재활시설·요양병원 매칭을 돕는 '케어링크'(CareLink) 등이 있다.
뉴로캐스트는 환자에게 맞는 치료를 선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홍 대표는 "뇌경색 환자 7명 가운데 1명은 치료를 해도 호전이 되지 않는다. 고강도 치료를 하게 되면 부작용이 우려돼 모두에게 같은 치료를 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뉴로캐스트를 활용해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면 위험이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루카캐스트는 폐암 발병 가능성을 조기에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그는 "폐암 사망률이 높은 것은 이미 진단을 받았을 때 늦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현재 폐암의 조기 진단률은 15% 내외이며 약 40%는 4기에 진단을 받는다"면서 "루카캐스트는 향후 5년 이내 폐암 발병 확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폐암도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면 생존률이 훨씬 높다. 국가 차원에서도 의료보험 부담을 경감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케어링크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 원하는 의료시설을 찾아 빠르게 전원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홍 대표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재활시설 등으로 옮길 때 추천을 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병원마다 어떤 특장점을 지니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석, 언어재활 등 필요한 사항도 모두 다르다"면서 "케어링크는 중간 단계에서 환자의 판단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적절한 시기에 재활을 받지 못하면 병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성을 고려해 알맞은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병원과 환자를 잇는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사람을 살리는 기술
AI 플랫폼을 개발·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데이터다. 다만 다양한 규제의 장벽이 존재한다고 홍 대표는 짚었다.
그는 "의료 데이터는 다수의 법률이 상충하는 지점에 있다. 인허가 영역에서도 제약이 적지 않다"면서 "스타트업 생태계에 들어와 보니 속도가 참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는데, 헬스케어 분야는 이를 누리지 못하는 것 같다. 정책적으로 지원을 강화하고 지원 및 인허가 기관에 전문 인력을 확충한다면 헬스케어 혁신이 한층 가속화 될 것"이라고 했다.
메디시티를 표방하는 대구의 창업 생태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홍 대표는 "창조경제혁신센터, 대구스케일업허브(DASH) 등 초창기 의지할 수 있는 기관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는 타지역에 비해 상급종합병원이 많다는 점도 강점이다.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보면 좋은 환경"이라면서도 "다만 투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을 오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에서도 투자자와 접점을 넓힐 수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헬스케어 기술 확장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내 눈 앞에 환자를 살리고 축적한 데어티를 바탕으로 연구에 집중하는 게 과거 의사의 덕목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고민이 요구된다"면서 "의료 서비스는 결국 환자를 위한 것이기에, 환자에게 가장 잘 맞는 치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을 개발하고 시스템을 정립하면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향후 목표를 묻는 질문에 홍 대표는 "AI와 의료를 연결하는 바이오 빅테크 기업으로 발돋움 하는 것"이라며 "대구의 이름을 높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민 절반 이상…李대통령 공직선거법 재판 재개해야"
정성호 "대장동 사건은 성공한 수사, 성공한 재판"
현직 검사장, 검찰총장 대행에 "정권에 부역, 검찰에 오욕의 역사 만들었다…사퇴하라" 문자
노만석 "법무차관이 3가지 선택지 제시…모두 항소포기 내용"
"법무차관이 사실상 항소 포기 요구"…고개 든 정성호 사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