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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대전환] 청년 고용 최악…정년연장으로 취업문 더 좁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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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남 김해시 김해체육관에서 열린
12일 경남 김해시 김해체육관에서 열린 '내 꿈을 잡(JOB)아라 채용박람회'에 구직자들이 몰려 있다. 연합뉴스

정년 연장이 청년층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세대 갈등의 불씨도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청년층 고용률이 떨어지고 실업률이 다시 상승하면서 청년 고용 상황이 총체적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1∼10월 평균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5.13%로, 같은 기간 기준 2022년 이후 3년 연속 하락했다. 월별로는 18개월 연속 하락세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록이다.

20대 인구가 2020년 정점을 찍은 후 매년 14만∼21만명씩 감소하는 가운데 청년층 취업자 수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0대와 60대의 고용률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20대 60.7%, 60대 61.1%)에 이어 10월에도 20대(60.2%)가 60대(60.8%)를 밑돌았다. 이는 2020년 4∼11월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생이 급감한 시점 이후 처음이다. 사회 초년생 고용 여건이 은퇴 연령에 접어든 60대보다 불리해졌다는 분석이다.

청년층 실업률도 뛰었다. 올해 1∼10월 평균 실업률은 6.1%로, 같은 기간 기준 2020년 9.1%에서 2023·2024년 5.9%까지 내려왔던 흐름에서 반등했다.

실업자와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잠재경제활동인구 등 '실질적 구직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도 4년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올해 16.1%로 상승했다. 일반 실업률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겉으로 보이는 실업률보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고용난은 더 심각한 셈이다.

경력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신입들의 취업 문은 더 좁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2025년 하반기 주요 대기업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 작년 대졸 신입 채용자 중 28.1%가 경력자였다. 전년(25.8%)보다 2.3%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경력직에 유리한 수시 채용을 계획하는 기업 비중도 48.8%에 달했다.

정년연장 논의는 청년층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60세 정년 연장으로 인한 청년층 채용 감소 효과가 대기업에서 더 컸다는 점에서, 고학력 청년층의 일자리 타격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학원생 이모(29)씨는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일방적인 법 개정 추진으로 갈등을 키우기 보다 신규 체용 연계와 임금 체계 개편, 노후 보장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정년연장, 대미투자 등 기업의 채용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청년 고용 문제는 단기적인 구인난이 아닌, 생애주기적 문제인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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