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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APEC]경북도, 경주 APEC 이후가 더 바쁘다···문화·AI·평화 잇는 글로벌 허브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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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개최에 자신감, 포스트 APEC 3대 분야 10개 과제 발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9일 오전 도청 다목적홀에서 3대분야 10개 과제로 추진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9일 오전 도청 다목적홀에서 3대분야 10개 과제로 추진하는 '포스트 APEC 정상회의 사업'의 세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천년고도'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 '지붕 없는 박물관' 등 그간 경북 경주를 수식하는 말에 새롭게 'APEC 정상회의 개최 도시'라는 문구가 새로 붙었다. 조금 더 과장하자면, '지방 소도시로서 역대 가장 성공적인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곳'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1980년대 말 동구 공산권 붕괴 등 냉전체제가 붕괴된 지 40여년 가까이 이어져 온 자유무역 등 글로벌 헤게모니가 재편되는 가운데 열린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는 회원국 정상 참석과 국가 간 양자회담 등 양적 측면에서 '대흥행'을 거뒀다. 뿐만 아니라 역대 APEC 최초로 저출생·고령화, 인공지능(AI) 문제를 논의하고 이를 '경주 선언'으로 채택하는 등 질적 측면에서도 가히 역대급 정상회의다.

경상북도는 앞으로 경주 APEC 정상회의의 낙수 효과를 경북 전역으로 확산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찬란한 APEC 유산이 후손들에게 이어질 수 있는 구상도 함께 드러냈다.

문화 분야 포스트 APEC 과제. 경북도 제공.
문화 분야 포스트 APEC 과제. 경북도 제공.

◆경북 경주, '문화'로 세계와 연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9일 도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APEC 유산을 기반으로 경북과 경주는 문화, 관광, 사람이 연결되는 '세계 10대 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는 APEC 개최를 준비하면서 연구용역을 통해 포스트 APEC 사업을 기획해 왔다.

문화·관광 분야에선 ▷세계경주포럼 개최 ▷보문관광단지 리노베이션 ▷APEC 문화전당 건립 ▷APEC 개최도시 연합협의체 구성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경주포럼은 내년 9월 첫 개최를 통해 문화 협력 및 한류 확산, 국제 네트워크 구축에 본격 나선다. 앞으로 연례화(매년 10월)하는 한편, 세계역사문화경제 정상회의 등을 개최해 글로벌 브랜드화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21개 APEC 회원국을 연결해 주는 문화전당은 총사업비 430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건립에 나선다. 도는 APEC 문화전당이 회원국 간 '문화외교의 거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글로벌 정상이 묵은 보문관광단지에는 노후 시설을 재정비하고, AI·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를 확충해 '글로벌 관광허브'로 도약을 꿈꾼다. 국내 첫 관광단지인 보문단지가 APEC을 계기로 새롭게 변모하는 것 또한 의미가 깊다.

요코하마(일본),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 다낭(베트남) 등 역대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도시 간 문화·청년교류 활성화를 위한 협의체 구성도 주요 과제다. 이 도지사는 "이제는 도시 간 경쟁시대다. 도시의 경쟁력이 필요하다"면서 "경쟁을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십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발전의 핵심이다. APEC 개최 도시 간 연합체계를 구축하고 협력을 통해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산업 분야 포스트 APEC 과제. 경북도 제공.
경제·산업 분야 포스트 APEC 과제. 경북도 제공.

◆'혁신'의 연결고리, 경북 경주

도는 APEC을 통해 확보한 각종 국제적 네트워크와 지역의 브랜드 등 유·무형 자산을 바탕으로 지역 특화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APEC 정상회의 때 회원국들이 뜻을 모은 APEC AI 이니셔티브 실행기구로서 경주에 아시아태평양 AI센터 유치에 나선다. 또 '경주판 글로벌 CEO 서밋'을 개최해 지역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로 활용한다. 각종 첨단기술·신제품 등이 전시됐던 APEC 경제박람회는 '랜드마크'로 조성되는 APEC 퓨쳐스퀘어로 이어져 미래산업 분야에서 지속적 국가 간 교류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이 중 가장 공들인 건, 아·태 AI센터 유치다. 이 도지사는 "경북도는 그간 저출생, 재난대피 등 인류 보편적 생활을 개선하는 혁신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왔다. 또 철강, 전자, 첨단제조 기반이나 산업 물류(TK신공항, 영일만항) 역량도 뛰어나고 특화기술에 AI기술 적용도 가능하다"면서 "경주 APEC을 통해 아·태 AI센터 건립에 합의한 만큼 경주에 이를 유치하고 도내 데이터센터(포항, 안동·예천) 간 AI 고속도로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평화 APEC을 위한 과제. 경북도 제공.
평화 APEC을 위한 과제. 경북도 제공.

◆통일의 땅, '평화'를 잇다

이번 APEC은 관세 경쟁으로 촉발된 '총성 없는 전쟁'도 멈추게 했다. 트럼프와 시진핑은 APEC을 계기로 6년 만에 다시 손을 잡았다. 또 역대 최초로 인구 구조 변화(저출생) 대응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지난해부터 저출생 극복을 도정 핵심시책으로 추진해 온 도는 APEC 인구정책 협력위원회 유치에도 나선다. (가칭) 국립 인구정책 연구원 유치에도 도가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양 기관 통합 유치에 성공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도는 신라의 삼국통일 정신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을 꿈꿀 수 있도록 ▷신라통일 평화 정원 ▷한반도 평화통일 미래센터 조성 등도 함께 추진한다. 국내 통일 교육 관련 인프라 대부분이 수도권 등에 집중돼 있는 만큼 '평화 APEC'을 계기로 경주에 관련 인프라 건립의 당위성은 충분하다.

이철우 도지사는 "한반도 평화는 아시아·태평양, 세계 평화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과제"라며 "APEC이 경주에서 성공적으로 열린 건 선조가 남긴 문화유산 덕분이었다. 이제는 APEC 정상회의 유산을 적극 활용해 대한민국과 경북의 미래 유산을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9일 오전 도청 다목적홀에서 3대분야 10개 과제로 추진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9일 오전 도청 다목적홀에서 3대분야 10개 과제로 추진하는 '포스트 APEC 정상회의 사업'의 세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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