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에 사는 김모(43) 씨는 직장 업무를 마친 뒤 부인과 함께 2인 1조로 3년째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 보통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지만, 그나마 2인 1조로 하고 있어 상황이 나은 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씨는 이동 시간을 최대한 줄여 하루에 7~10대의 차량을 운행한다. 그는 "코로나 당시 다니는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업을 시작했는데, 오히려 지금 상황이 더 심각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직장인 신모(36) 씨는 "월세라도 벌려고 집 근처 편의점에서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이다 보니 한 달에 30만~40만원 정도 벌지만, 회사에서 월급을 갑자기 올려주는 것도 아니고 남는 시간에 뭐라도 해서 버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단일 직업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투잡 등 다양한 경제 활동을 벌이는 'N잡러'(다직업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험난한 고용 시장 관문을 통과하며 본업을 쟁취했으나, 끊임없이 오르는 물가와 예측이 어려운 경기 하방 압력까지 더해지면서 주 소득으로만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보장할 수 없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
이 같은 노동시장 흐름은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최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살펴보면, 올해 9월 기준 국내 부업자 수는 67만9천367명으로 지난해 동기(65만5천475명) 대비 2만4천명 가까이 늘었다. 이는 통계 집계를 시작 한 뒤, 9월 기준 최고 기록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청년층에서 N잡러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주 36시간 미만 근무자' 중 추가로 일을 하고 싶다는 청년층(15~29세)은 월평균 12만4천명으로 이는 지난해(11만5천명) 대비 7.8% 증가했다.
정부가 취업 제도 개선 등에 있어 심각성을 느끼고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국내 취업 시장은 물론 각종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목소리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계에 필요한 자금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데 소득은 한정적이다 보니 부업에 뛰어드는 인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청년 인턴십을 확대하는 등 젊은 세대의 일자리 문제부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국 경제 기반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연금, 결혼, 저출산 문제 등 사회적 문제 또한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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