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유출된 쿠팡 사태가 발생한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피해 사실을 공유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실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게시글들이 퍼지며, 유언비어와 혐오성 발언까지 뒤섞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형 커뮤니티와 단체 채팅방을 중심으로 "쿠팡 개발 조직에 중국 국적자가 다수 포진돼 있다"는 주장이 퍼진 가운데, 이를 토대로 특정 국적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글들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게시물은 내부고발 형식을 빌려 "이번 정보 유출도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식의 주장을 담고 있어,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시점에서 편견을 조장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쿠팡은 현재 수사기관에 전면 협조하고 있으며,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자사 소속 전직 직원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만 밝힌 상태다. 인사 구성이나 복지 제도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다. 그럼에도 온라인 공간에서는 해당 주장에 사실인 양 무게가 실리고 있어,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안 및 정보통신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수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감정적 반응이 앞서면서 사실 확인 없이 퍼진 글이 여론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특정 국적이나 인종에 대한 편향적 주장이 더해질 경우, 단순한 정보 유출 사건을 넘어 사회적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보보호 전문가 이 모 씨는 "개인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갔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며 "피해자의 권리 회복과 사고 원인 규명이 우선인데, 엉뚱한 방향으로 여론이 흐르면 본질이 가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허위 사실을 근거 없이 퍼뜨리거나 특정 집단을 공격하는 행위가 정보통신망법 및 형법상 명예훼손죄,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익명성을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 역시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건 발생 이후 쿠팡은 유출된 개인정보 항목을 공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유출된 정보에는 고객 이름, 이메일 주소, 수령인 정보, 일부 주문 내역 등이 포함됐다. 결제 정보나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한 통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유사 범죄를 악용한 사칭 문자 및 전화에 대한 경고도 병행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쿠팡과 협력해 유출 경로 및 접속 이력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수사 당국은 전직 직원의 접근 권한과 유출 수단, 목적 등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SNS상에서는 쿠팡 내부 직원임을 자처하는 인물의 폭로글이 다수 공유되고 있으나, 신원이나 소속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가운데는 "사내에 특정 국적 직원 비율이 높아 내부 불만이 많았다", "중국어로 된 안내 문서가 직원 사이에서 유통됐다"는 등의 주장도 포함돼 있으나,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사이버범죄 수사 관계자는 "일부 사례에서는 수사 진행 중에 온라인상 유포된 허위 정보 때문에 조사에 혼선이 생긴 적도 있었다"며 "정보를 받아들이기 전에는 반드시 출처를 확인하고, 공식기관의 발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규모 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 보호와 사고 원인 규명이 최우선이지만,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확산은 문제 해결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상에서의 정보 소비자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자료에만 주목하고, 의심스러운 게시물은 확산을 자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쿠팡은 외부 보안 전문 인력과 함께 유출 경위와 접근 기록을 추적하고 있으며,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안내 절차와 별도로, 추가 유출 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칭 문자 및 피싱 시도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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