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맨날 쪼들리지" 월급 3.3% 오를 때 근로소득세 9.3%↑

서울 여의도 직장인들. 연합뉴스

최근 5년간 월급보다 근로소득세·사회보험료·필수생계비가 빠르게 오르면서 이른바 '유리 지갑'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4일 발표한 분석 결과를 보면, 근로자의 월 임금은 2020년 352만7천원에서 2025년 415만4천원으로 매년 평균 3.3%씩 증가했다.

하지만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를 합한 금액은 같은 기간 44만8천원에서 59만6천원으로 매년 평균 5.9%나 올랐다. 임금 상승률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 결과 월급에서 세금과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2.7%에서 14.3%로 커졌고, 월평균 실수령액은 2020년 307만9천원에서 2025년 355만8천원으로 연평균 2.9%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중 근로소득세 부담이 가장 크게 늘었다. 2020년 13만1천626원이었던 근로소득세는 매년 평균 9.3%씩 올라 2025년에는 20만5천138원으로 올랐다.

사회보험료는 연평균 4.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험 종류별로는 고용보험료가 5.8%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건강보험료는 5.1%, 국민연금 보험료는 3.3% 올랐다.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들의 가격인 필수생계비 물가도 2020년과 비교해 매년 평균 3.9%씩 올랐다. 이는 월급 상승률보다 높은 수치여서 근로자들이 느끼는 실질적인 임금 하락을 더욱 부채질했다.

대분류별 상승률은 수도·광열이 6.1%로 가장 높았고, 식료품·비주류 음료가 4.8%, 외식이 4.4%, 교통이 2.9%, 주거가 1.2%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한경협은 근로자 체감소득을 높일 방안으로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는 물가 상승에 맞춰 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인 과표구간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제도다.

한경협은 "세금 부과 기준이 물가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근로자들에게 더 높은 세율 구간이 적용되고 있다"며 "사실상 세율이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국내 소득세 면세자 비율이 33.0%에 달해 일본이나 호주 등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보험의 경우 구직급여를 반복해서 받거나 건강보험 진료를 과도하게 이용하는 것을 막는 등 지출 구조를 개선해 보험료율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시키는 방안으로는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의 상시 운영을 제안했다.

한경협은 "현재 한시적으로 운영 중인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은 생산지와 구매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고 수수료가 낮아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입법을 통한 상시화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