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국내 은행들이 견조한 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치솟는 환율 영향으로 자본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뒷걸음질 쳤다. 경기 회복 지연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권의 손실흡수능력에 대한 경계감을 늦춰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5일 발표한 '2025년 9월 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기준 자본비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5.87%로 전분기 말(16.01%) 대비 0.14%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핵심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 역시 13.59%를 기록하며 전분기(13.62%)보다 0.03%p 떨어졌다.
은행권이 이자 이익을 거두며 곳간(자본)을 채웠음에도 비율이 하락한 주원인은 '환율'이다.
금감원은 "당기순이익이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며 보통주자본 자체는 증가했다"면서도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외화대출자산 등의 위험가중자산(RWA) 환산액이 자본 증가폭보다 더 크게 늘어난 탓"이라고 분석했다. 달러화 강세가 은행의 장부상 위험 자산 규모를 부풀려 건전성 지표를 갉아먹은 셈이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를 포함한 주요 시중은행들은 총자본비율 16%를 상회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KB금융(13.83%)과 하나금융(13.33%), 신한금융(13.56%) 등은 보통주자본비율이 13%를 웃돌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일부 은행의 지표에서는 변동성 폭이 비교적 컸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CET1은 전분기 대비 1.60%p나 하락했다. 물론 22.73%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비율을 유지했지만, 변동성은 가장 컸다. SC제일은행 역시 0.84%p 하락했다.
지방금융지주 중 BNK금융지주는 총자본비율이 13.71%에 그쳐 14%를 밑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물론, 국내 은행들의 자본비율은 규제 기준(보통주 8.0%, 총자본 11.5%)을 상회하고 있다. 즉각적인 위기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방침. 국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데다,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은행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본비율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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