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리발이 주는 속도감이 핀수영의 매력이죠"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경북체육회 핀수영 선수 권남호·김민정
올해 세계선수권·4년 뒤 월드게임 메달 목표

경북도체육회 소속 핀수영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풀 속으로 입수하고 있다. 이화섭 기자.
경북도체육회 소속 핀수영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풀 속으로 입수하고 있다. 이화섭 기자.

수영을 어느정도 배우다 보면 오리발을 끼고 영법을 익히는 과정에 들어간다. 그 때 발차기 몇 번에 내 몸이 앞으로 쭈욱 나가는 그 속도감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핀수영은 단편적으로는 '오리발을 끼고 하는 수영'이라고 알려져 있다. 올림픽 정식 종목에는 채택되지 않았지만 많은 세계 대회가 열리고 있고, 우리나라도 메달을 자주 획득하고 있다.

이 중 경북도체육회 소속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경북도체육회 소속 핀수영 선수 권남호는 지난 2024년 세계 핀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계영 400m, 표면 50m, 남자 계영 200m에서 은메달 3개를 획득했을 정도로 세계적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다.

같은 소속인 김민정 또한 2022년 영국 버밍햄에서 열린 '월드게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은 스포츠 종목의 종합 경기대회)에서 여자 계영 200m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세계적 실력의 소유자다.

◆ "야, 정말 빠르네"

지난달 17일 경북 김천시 김천실내수영장에서는 경북도체육회 소속 핀수영 선수들의 훈련이 한창이었다. 선수들이 발에는 '모노핀'이라는 물갈퀴를 끼고 50m 레인을 오가면서 몸을 풀고 있었다.

핀수영의 영법은 '돌핀 킥'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접영의 다리 동작과 같다. 모노핀을 끼는 대신 팔을 쓰지 않고 앞으로 쭉 뻗은 뒤 머리는 팔 사이에 넣고 다리의 힘 만으로 전진한다.

한 수영 강습생이 핀수영 선수들의 훈련과정을 잠깐 보더니 "야, 정말 빠르네"라고 탄성을 내뱉었다. 그는 "물갈퀴 몇 번 저으니 앞으로 쭉 나가는 게 신기하다"며 "일반적인 수영은 팔다리를 빠르게 저어도 저 정도 속도가 안 나올것"이라고 핀수영 훈련 현장을 본 소감을 말했다.

권남호, 김민정 두 선수 또한 핀수영의 매력이 속도감이라고 말한다. 경영(자유형, 배영, 접영, 평영 등 일반적인 수영법으로 겨루는 경기)보다 체감 속도는 1.5배 빠른 느낌이라고.

"일반적으로 수영을 배울 때에는 '물을 타야 된다'고 하잖아요. 물의 흐름을 느끼면서 나아가야 하는 게 수영이라면, 핀수영은 물을 뚫고 나가는 느낌이죠. 속도로 물을 뚫고 나가는 느낌이라 모노핀을 끼고 핀수영을 하다 보면 물살에 살이 바르르르 떨리는 게 느껴져요."(권남호)

경북도체육회 소속 핀수영 선수 김민정이 핀수영 영법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화섭 기자.
경북도체육회 소속 핀수영 선수 김민정이 핀수영 영법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화섭 기자.

◆ 수영과 다른 점 - 장비

핀수영이 경영과 다른 점이라면 '장비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핀수영에 사용되는 장비는 모노핀 뿐만이 아니다. 수경도 경영에서 쓰는 수경보다 더 크고 특이하게 '스노클'을 사용한다. 스노클링할 때 숨쉬기 위해 입에 무는 그 도구다.

스노클을 사용하는 이유는 물의 저항 때문이다. 핀수영은 경영보다 속도가 빠르다. 이 때문에 물에 받는 저항 또한 강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팔을 앞으로 쭉 뻗은 채 직진하니 머리를 드는 게 어렵다. 그래서 스노클을 착용해 호흡한다.

핀수영에 쓰는 모노핀은 선수 개별로 맞춤 제작한다. 우리나라에는 선수용 제품을 제작해 주는 곳이 없다보니 모두 해외에서 맞춰 온다. 그래서 가격대가 150만원 안팎으로 상당히 비싼 편이다. 다만 선수용이 아닌 일반적인 취미로 즐기는 경우에는 그 가격대가 20~30만원대로 형성돼 있기는 하다.

모노핀을 신고 수영하다보니 착용하는 부분에서 마찰이 발생한다. 그래서 발에는 작은 상처가 늘 있다.

"착용을 위해 수성 젤을 바르고 신어요. 수영하면서 발이 빠지지 않게 만들다보니 그냥 신기에는 좀 빡빡하거든요. 그래서 윤활제가 필요한 거죠. 그래도 발이 까지면서 구멍같은 상처가 생기기도 해요. 그리고 장비는 비싼데 파손도 꽤 자주 일어나요. 턴 할 때나 레인을 돌면서 수영장 벽에 부딪힌다던가 나가는 속도에 물살을 못 견디면 모노핀이 깨지거나 부러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 때는 정말 마음아프죠."(김민정)

경북도체육회 소속 핀수영 선수 김민정(왼쪽)·권남호(오른쪽) 선수. 이화섭 기자.
경북도체육회 소속 핀수영 선수 김민정(왼쪽)·권남호(오른쪽) 선수. 이화섭 기자.

◆ 올해 세계선수권 위해 맹훈련 중

핀수영의 저변이 경영보다는 크지 않지만 입문 경로는 꽤나 다양하다. 최근에는 프리다이빙을 배우던 사람들이 핀수영으로 넘어오기도 한다. 프리다이빙을 할 때도 물갈퀴를 신다 보니 이 때 모노핀을 접한 사람들이 핀수영을 배우는 경우고 있다고. 그래서 예전보다는 조금씩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경북도체육회의 두 대표선수는 어떻게 핀수영에 입문하게 됐는지 물어봤다.

훈련중인 권남호. 경북도체육회 제공.
훈련중인 권남호. 경북도체육회 제공.

"수영을 시작한 게 어릴 때 물에 빠져 죽을 뻔했기 때문이었어요. 처음에는 경영 쪽으로 선수 코스를 밟으려 했다가 아티스틱 스위밍을 하는 친누나가 핀수영을 보고 제게 추천해 주더라고요. 그래서 방향을 틀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권남호)

훈련 준비중인 김민정. 경북도체육회 제공.
훈련 준비중인 김민정. 경북도체육회 제공.

"고등학교 때까지 10년 동안 경영 선수였어요. 그런데 고교 진학 후에 슬럼프가 와서 헤메던 차에 고교 팀 감독님이 핀수영을 해 보라고 권유하셨죠. 그래서 고교 때 첫 경기를 나갔는데 그게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이었고 마침 선발이 됐죠. 그러면서 핀수영으로 진로를 정했어요."(김민정)

올해 6월에는 인천 박태환수영장에서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두 선수는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맹훈련 중이다. 권남호는 다른 종목이라면 은퇴를 고민해야 할 나이지만 아직까지도 기량이 살아있다.

"남들은 은퇴를 고민한다는 서른이지만, 저는 하면 할수록 운동 효율이 올라간다고 느끼고 있어요. 남들보다 힘도 더 붙고, 기술도 좋아진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몸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장비와 내가 맞춰나가면서 더 나은 기량도 보여줄 수 있는 운동이니까 매력적이죠."(권남호)

김민정 선수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넘어 2029년 독일 카를스루에에서 열리는 월드게임에서 메달을 따는 게 목표다.

"핀수영에서는 '월드게임'이 올림픽과 마찬가지예요. 올림픽에 없는 종목이 모여서 여는 경기인데 세계 대회다 보니 출전도 입상도 어려워요. 거기서 제 기량을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어요."(김민정)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이 과거 보좌진에게 폭언과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의힘이 강력...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청주에서 어린이 2명을 오토바이로 치고 도주한 35세 남성이 경찰에 긴급체포되었으며, 피해 아동 중 한 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병원...
오픈AI가 역대 빅테크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주식 보상을 지급하며, 직원 1인당 평균 150만 달러에 달하는 보상을 통해 AI 인재 유..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