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국내·미국 증시 활성화에 힘입어 지난해 처음으로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주력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이 다시 한 번 강한 수익성을 입증한 가운데 자산관리(WM)·기업금융(IB)으로 뻗어나가는 성장축이 본격화되며 '브로커리지 원툴' 이미지를 벗어나는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4882억원, 순이익 1조115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35.5%, 33.5% 증가한 수치로 특히 4분기 영업이익(91.8%)과 순이익(68.8%) 증가율이 가팔라지며 연간 실적을 견인했다. 증시 거래대금 회복과 코스닥 중심 순환매가 맞물린 영향이 컸다.
브로커리지 부문은 여전히 실적의 가장 강력한 축이다. 4분기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전 분기 대비 43% 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는 2203억원으로 54.6% 증가했다. 국내주식 비중이 57%, 해외주식 비중이 43%로 해외 거래가 안정적인 수익 기둥으로 자리 잡은 점도 눈에 띈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에서 거래대금 상승의 레버리지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증권사라는 특징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 IB 체급 확대…ECM·DCM·PF 전방위 성장
IB 부문 역시 성장세가 뚜렷하다. 4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821억원으로 전년 대비 71.4% 증가했다. 주식자본시장(ECM)에서는 큐리오시스 기업공개(IPO), LS전선 유상증자 등을 수행했으며 채권자본시장(DCM)에서는 SK·KT·한진칼·우리금융지주·한화시스템·HL홀딩스 등 주요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도 활발해 맘스터치·SK에코플랜트·S&I코퍼레이션 리파이낸싱 딜도 이어졌다. 목동 KT부지·송도·한강 지역 PF 사업도 안정적으로 이어지며 구조화 금융의 볼륨이 확대됐다. ECM·DCM·인수금융·PF 전반이 고르게 성장하며 IB 체급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다.
이자·운용 부문 역시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자손익은 1314억원으로 14.5% 늘었고 S&T·운용손익은 3539억원으로 40% 증가했다. 채권 운용 부진에도 ETF LP 분배금 증가가 이를 상쇄하면서 수익 기반이 넓어졌다. 4분기 말 고객 운용자산은 22조5000억원, 보유 채권 잔고는 16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비용 증가(CIR 상승)는 단기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ROE는 19.9%로 오히려 개선됐다.
◆ 브로커리지 넘어서…자산관리 체제로 전환 가속
이번 실적에서 주목되는 점은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낮추는 새로운 성장 신호가 선명해졌다는 점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며 자산관리 사업 강화에 속도를 냈다. 올해 1월 기준 금융상품 잔고는 9조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12월 선보인 첫 발행어음(3000억원)은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 고객 예치형 상품을 확보하면서 단순 주식 기반 증권사에서 '종합 자산관리사'로 넘어가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에는 퇴직연금 사업도 개시될 예정이다. 그동안 주식 브로커리지에 집중됐던 사업 구조가 금융상품과 발행어음 그리고 퇴직연금으로 확장되면서 키움증권이 본격적으로 종합 자산관리사 체제로 전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퇴직연금은 장기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핵심 자산관리(WM) 자산군인 만큼 발행어음·금융상품과의 연계 효과까지 고려하면 리테일 기반의 안정적 수익 구조가 한층 강화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 증권주 랠리 수혜…배당·밸류업 모멘텀 지속
개인투자자 자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유입되면서 증권주 전반의 강세 흐름도 키움증권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기준 KRX증권지수는 올해 들어 46.88% 상승했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 주가는 48.53% 오르며 업종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코스닥 거래 활성화는 개인 비중이 절대적인 키움증권의 실적과 주가에 가장 빠르게 반영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구조 개편과 ETF 시장 확대 등 키움증권 특유의 강점이 발휘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발행어음을 기반으로 한 추가 성장 동력도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도 배당 분리과세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보여 적극적인 주주환원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흐름 속에서 증권주 할인 요소가 대부분 제거됐다"며 "올해 국내·해외 주식 거래대금 역시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업종 재평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키움증권이 이번 실적을 통해 배당 확대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만큼 주총 이전 밸류업 정책 발표가 주가의 추가 모멘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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