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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원 미결제' 아이 사진 붙였다가…500배 벌금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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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무인매장. 챗GPT
아이스크림 무인매장. 챗GPT

무인 매장에서 6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한 개에서 시작된 점주와 소비자의 갈등이 벌금형 선고로 이어졌다. 인천의 한 무인 매장에서 발생한 이른바 '아동 사진 게시' 논란 사건의 점주가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항소5-3부(부장판사 이연경)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무인점포 업주 이모(46)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사건은 2023년 4월 23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 인근 무인 매장에서 발생했다. 매장을 운영하던 이 씨는 하굣길에 들른 9세 아동이 600원짜리 아이스크림 1개를 계산하지 않고 가져간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당시 이 씨는 매장 정리 중이어서 계산대 상황을 바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뒤늦게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뒤 아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 4장을 캡처해 얼굴 일부만 모자이크한 상태로 가게 내부에 게시했다. 사진과 함께 "일주일 안으로 연락 없으면 바로 경찰 신고합니다. 지금까지 다 잡았어요"라는 문구도 붙였다. 그는 다음 날 해당 아동을 절도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약 열흘 뒤인 5월 초, 아이의 부모는 가게에 붙은 사진을 보고 연락을 취했다. 이웃 주민이 아이에게 "너 아니니?"라고 묻는 과정에서 사진 게시 사실이 알려졌고 아이는 크게 놀라 부모에게 이를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는 점주에게 연락해 합의 의사를 밝히고 우선 사진을 철거했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은 엇갈렸다. 부모는 "아이의 실수"라는 입장이었지만 이 씨는 고의성을 의심해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이 부모는 매장에서 600원을 결제했다. 경찰 역시 "해당 아동은 형사 미성년자로 죄가 되지 않는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두 달 뒤인 7월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이 씨는 아이 측이 충분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다시 아이의 사진을 게시했다. 이번에는 "양심 있는 문화인이 됩시다. 형법적인 해결보다도 진심 어린 사과와 적절한 후속 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과 없이는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를 함께 붙였다.

아이의 아버지는 이를 확인한 뒤 사진을 제거했지만, 이 씨는 이를 재물손괴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사진은 손님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볼 수 있는 매장 출입문에 다시 게시됐다.

결국 아이의 부모는 이 씨를 아동학대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부모 측은 "아이가 불안, 초조 증상 등을 보이며 병원 치료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을 제거한 아버지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재판은 1심과 항소심을 거쳐 이어졌다. 2024년 1심 재판부는 이 씨의 아동학대와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은 항소했다.

합의금을 둘러싼 주장도 엇갈렸다. 아이의 아버지는 "검찰에서 합의 의사가 있는지 물으면서 상대방 측에서는 30만원에 합의할 의사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를 상습범으로 단정한 점주 말에 화가 났고, 합의금이 목적이 아니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씨는 "합의 의사를 물어와 그럴 의사가 있다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금액은 요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건 초기 부모와 통화한 이후 전화나 문자를 한 적도 없고 합의금을 요구한 적도 없다. 정식으로 사과만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게시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매장을 다른 사람에게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모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를 요구할 수 있었음에도 공개적으로 아이를 비난함으로써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를)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는 사진과 절도를 암시하는 글을 같은 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매장에 게시하면서 정신적 충격과 명예를 훼손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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