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100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 대구·경북(TK)의 표심 향배에 세간의 시선이 과도하게 쏠리는 분위기다. 현직 대통령과 진보 진영 지지율이 견고한 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유독 '보수의 심장' TK만은 변화의 바람에서 비켜나 있다는 일각의 지적 때문이다. 지지율이 기대에 못 미치자 여권을 중심으로는 '시대적 흐름에 뒤처진 고립된 선택을 재현할 것이냐'며 성급한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시도민들의 정치적 선택이 타인의 잣대에 의해 폄훼되거나 교정되어야 할 대상인가라는 문제다.
민주주의의 요체는 획일성이 아닌 다양성에 있다. 모든 투표 성향은 그 자체로 고유한 역사성과 시대정신을 내포하며,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주권자의 권리이다. 우리에게는 특정 후보를 지지할 자유만큼이나 '투표하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주류의 흐름과 결을 달리할 권리 또한 헌법 아래에서 보장받아 마땅하다. 대구의 선택이 전국적 지형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틀린 것' 혹은 '낙후된 것'으로 규정하는 오만한 태도는 다양성을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특정 지역의 폐쇄성을 지적하기 전에 중앙 정치의 지독한 양극화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거대 양당은 외연 확장을 위해 '중도층 포섭'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상대를 악마화하는 '프레임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내란 논란'이 계엄 선포 때문인지, 아니면 국가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예산까지 전액 삭감하며 대립을 격화시킨 세력이 내란적 상황을 초래한 것인지는 '계란과 닭'의 선후 관계만큼이나 소모적인 논쟁처럼 들릴 수 있다.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대구·경북은 무거운 시대적 숙제를 안게 됐다. '변화'라는 외부의 압박과 '보수 가치'라는 내부의 강박 사이에서 주체적인 길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은 외부 정치권의 교묘한 외압과 선동이다.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역 민심을 재단하거나 선동하는 목소리를 단호히 배제하고, 오직 지역의 미래와 안녕만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지역이 주목해야 할 지점은 '풀뿌리 경제의 회생'이다. 거창한 정치적 구호나 이데올로기 싸움에 매몰되기보다, 무너져가는 지역 경제의 동력을 다시 점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역량을 갖춘 선량을 가려내야 한다. 중앙 정치의 대리전이 아니라, 대구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먹거리 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하는 것만이 재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지역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민심을 온전히 대변할 수 있는 참된 일꾼을 뽑는 일, 그것이 지역 소멸의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게 하는 결정적 단초가 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올해 TK 표심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선을 받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한 권력의 향배를 가르는 통과 의례가 아니다. 스스로의 자존감을 재확인하고, 멈춰 선 성장 동력을 다시 돌려세워야 하는 역사적 분기점이다. 시도민들은 외부의 냉소 섞인 시선이나 정략적인 비판에 위축될 이유가 전혀 없다. 당당하게 주권을 행사하고, 지역을 진정으로 대변할 일꾼을 가려내는 성숙한 안목을 보여줄 때다. 그것이 바로 TK가 민주주의의 품격과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증명하는 가장 확실하고도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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