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6월 3일)가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주요 정당이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 신청 접수를 하거나 공천자 확정 등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이자 근간이다. 지역주민의 삶과 일상에 가장 가깝고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의 과정이다.
하지만 지방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가 있다. 정당의 공천 과정에서 불거지는 잡음과 부정부패 의혹이다. 최근 김경 서울시의원이 더불어민주당 광역의원 공천을 받기 위해 강선우 국회의원에게 1억원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으로 구속되면서 지방선거 공천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과연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은 이들만의 문제일까. 금품을 건넨 정황이 녹취로 남아 있어 수면 위로 드러났을 뿐이지 지방선거로 당선된 많은 사람들 중에 이 문제에 자유롭고 깨끗한 분은 과연 얼마나 될까.
선거에서 정당 공천은 단순히 후보자를 정하는 절차만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한다. 공천이 오염되면 유권자의 선택도 왜곡되기 쉽다. 결국 제대로 된 후보를 선택할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어 정치가 혼탁해진다. 민주주의의 근간도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영남과 호남처럼 특정 정당의 '공천=당선',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지역에서는 지방선거 공천은 더욱 중요하다. 공천과 관련해 은밀한 거래를 하거나 줄을 세운다면 선거 결과가 왜곡되는 것은 물론 부정부패로 행정과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지방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것이지만 지방선거 공천 잡음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천 시스템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부터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심사 기준과 평가 과정, 결과를 가능한 범위에서 공개해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천 과정에 주민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당원 중심의 폐쇄적인 공천 구조를 넘어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이나 후보자 검증 토론회 등을 확대하면 공천권을 행사하는 정치인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 주민을 섬기고 봉사할 수 있는 덕망있는 인물이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공천 비리에는 단호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금품 공천 등 부정 행위가 드러날 경우 후보자뿐 아니라 관련 정치인에게도 강력한 정치적·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공천 시스템의 혁신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유권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정당 간판만 보고 투표하는 '묻지마 투표'를 계속한다면 공천 구조 역시 변하기 어렵다. 후보자의 경력과 정책, 도덕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
또한 특정 정당이 지역을 독점하는 정치 구조에 대해서도 유권자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선의의 경쟁이 있을 때 건강해진다. 경쟁이 사라진 정치에서는 책임성도, 긴장감도 사라지기 마련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정치 과정이다. 정당은 공천 혁신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유권자는 책임 있는 선택으로 정치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지방자치는 더욱 단단한 뿌리를 내릴 것이다. 6·3 지방선거에서 이같은 변화의 바람이 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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