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정원을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국무회의 의결까지 통과하면서 사법부 운영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정된 법관 인력 구조 속에서 제도 설계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재판 시스템 전반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조계에서는 대법관 증원에 따른 인력 재배치로 사실심 기능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하급심 재판 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법관 정원 확대 등 보완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법원장 출신 A 변호사는 "대법관이 늘어나면 대법원으로 파견되는 법관 출신 재판연구관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들 상당수는 13~18년 차로 하급심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판사들"이라며 "1·2심은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역량 있는 법관들이 빠져나가면 결국 재판 당사자의 권리 구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관 증원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결국 법관 증원이 뒤따라야 하지만 현재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며 "대법관을 매년 4명씩 늘리는 과정에서 하급심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법관 증원 계획 등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판사 출신 B 변호사도 "재판 경력이 풍부한 법관들이 재판연구관으로 차출되고 나면 그 공백을 대체할 인력은 현재로선 없다고 봐야 한다"며 "초임 판사들이 곧바로 단독 재판을 맡기 어려운 만큼 사건 처리 지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법관 증원 논의를 신속히 진행하고, 이에 따른 예산 확대 방안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내부 운영 전반에 대한 보완책을 보다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대법관 증원으로 법령 해석의 통일 기능을 맡는 전원합의체 역시 26명 체제로 확대되는 만큼, 본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운영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원합의체는 충분한 토론과 숙의를 통한 합의가 핵심인 만큼, 구성원 증가로 다수결 중심 판단으로 흐르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주현 변호사(대한변협 이사)는 "전원합의체는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법령 해석을 통일하는 절차인 만큼 다소 번거롭더라도 반복적인 전체회의가 필요하다"며 "판결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소수 엘리트 법관의 판단보다 여러 대법관이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은 오는 12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법원장 45명 등이 참석해 국무회의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대법관 증원·재판소원·법왜곡죄)' 관련 후속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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