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61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국정조사의 헌법적 의미는 의회의 소수당이 대정부 통제기능을 이행하는 핵심적인 제도라는 것이다. 국정조사권은 '소수의 보호를 위한 수단'이자 '소수에 의한 국정통제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법률로써 구체화 해야 한다. 만약 입법자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요구로 국정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정조사 절차를 규정하는 경우, 야당의 기능과 국정조사권을 형해화 한다는 점에서 위헌이다(한수웅 헌법학 11판).
따라서 국회 국정조사권이 소수의 권리보호를 위한 제도로 기능하려면 소수의 의견이 반영된 조사위원회 구성을 통해 조사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조사 대상이 소수의 의사에 반하여 변경되거나 확장되어서는 안되고 다수가 조사대상을 축소하거나 변경함으로써 소수가 의도한 바와 다른 방향으로 조사를 유도하거나 소수의 권리를 무력화 해서도 안된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의회 소수당이 특정 사안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자 다수당이 조사대상의 확장을 신청한 사안에서 소수의 권리 보호를 위해 조사대상의 추가는 제한된 요건 하에서만 허용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소수에 의한 국정통제 수단인 국정조사가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를 염두에 두고 국회의원 176명의 찬성으로 집권 여당 단독으로 의결되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일 뿐 아니라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된다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 국정조사 대상에 대장동 개발 비리,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 수수,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부동산 통계 조작, 서해 공무원 피격,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 보도 의혹 등 7개 사건이 포함됐는데 이들 사건 중 상당수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수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분립원칙과 사법제도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위헌적 국정조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법왜곡죄가 입법되어 판사와 검사를 처벌할 수 있게 되었지만 국정조사를 빙자한 국회의원들의 노골적인 수사와 재판 관여 행위는 처벌할 방법이 없을까. 미국 연방법(U.S. Code Title 18) 제1503조는 법관이나 배심원에게 부당한 영향을 미치거나, 사법행정의 적정한 집행을'부패한 방법'으로 방해·저지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상하원 의원이 조사권을 남용하여 수사나 재판을 방해할 때 사법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지만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거나 타인의 형사책임을 부당하게 면하게 하려는 의도가 증명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헌법 제1조의 면책특권으로 인해 형사처벌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리도 사법방해죄가 입법되어 있지 않고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때문에 절대 다수 집권여당의 의회 폭주를 제어할 실질적 수단이 없다. 우리 헌법의 치명적인 허점이 또다시 드러난 것이다.
헌법 제66조 제2항은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무에 관해 규정한다. 헌법수호란 헌법의 가치질서를 지키는 것, 즉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수호'를 의미한다. 우리 헌법의 정치적 기초가 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자유민주주의가 기능하기 위한 기본조건', 즉 법치국가와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를 말한다. 기본적 인권의 보장, 권력분립, 사법권의 보장, 의회제도, 정당 간의 기회균등 등이 그것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제거하고자 하는 급진적 세력이 헌법을 제거할 목적으로 자유를 남용할 위험이 있다는 것에 자유민주주의의 허점이 있다.
'민주적 제도를 이용한 잠행적 행군'은 공개적이고 폭력적인 국가전복 시도보다 방어하기 어렵다. 집권 여당의 입법이나 국정조사라 할지라도 그것이 위헌적이라면 대통령으로서 헌법수호 책무를 다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그 헌법 원칙에는 변함이 있을 수 없다.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공화와 공존, 공영이다. 민주주의는 인간의 모든 가치를 조화시키고, 모든 모순을 제거한 완벽한 사회는 건설할 수 없음을 아는 사람들이 생존과 공존, 최소한의 정의와 한시적인 평화를 위해 차선책으로 도입한 제도다. 더불어민주당의 국정조사는 어떤 정치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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