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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안동시장 선거, '문중'(門中) 아닌 '실력'을 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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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문중' 아닌 '실력'을 찍자
문상부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문상부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문상부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안동은 퇴계 이황 선생의 숨결이 깃든 선비의 고장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다.

수백년간 안동을 지탱해 온 힘은 혈연이나 지연 같은 사사로운 인연에 얽매이지 않고, 무엇이 공동체를 위한 옳은 길인가를 끊임없이 묻는 선비 정신의 엄격함에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이러한 자부심을 무색하게 한다.

특히 지역발전을 견인할 지방정부의 일꾼들을 뽑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표심 향배가 어디로 향할지를 생각하면 더욱 걱정스럽다.

​현재 안동은 경상북도 도청 소재지임에도 불구하고 인구 소멸 위험 지역으로 지정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라는 거대한 파고는 안동의 위상을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다.

통합의 중심이 남부권으로 쏠리게 된다면, 안동은 도청 소재지라는 마지막 보루마저 잃고 변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도시의 존망이 걸린 절체절명의 순간, 우리 시민들은 여전히 "후보자의 성씨가 무엇인가?"라는 해묵은 질문에 매몰되어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

​역대 안동 선거의 고질병인 '성씨 중심의 투표 관행'은 이제 안동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특정 문중의 세(勢)가 당락을 좌우하는 구습이 지속되는 한, 혁신적인 인재가 안동에서 꿈을 펼칠 기회는 없다.

우리가 문중의 울타리에 갇혀 있는 동안, 타 지자체들은 유능한 리더를 앞세워 기업 유치와 예산 확보에 사활을 걸고 뛰고 있다.

냉정하게 자문해 보아야 한다. 성씨가 안동의 먹거리를 해결해 주는가?. 문중의 자부심이 인구 소멸의 재앙을 막아줄 수 있는가?.

​정신문화의 수도인 안동의 주인이라면, 선거에 있어서도 마땅히 다른 지역의 표상이 되는 높은 안목을 보여주어야 한다.

선비 정신의 본질은 사(私)를 버리고 공(公)을 세우는 '멸사봉공(滅私奉公)'에 있다.

내가 속한 가문의 후보라서 표를 던지는 원시적인 선택에서 벗어나야 한다.

누가 행정통합의 거센 물결 속에서 안동의 이익을 지켜낼 역량이 있는지, 누가 쇠락하는 지역 경제를 일으킬 구체적 대안을 가졌는지를 따지는 것이야말로 선비다운 준엄한 주권 행사다.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히 시장 한 명을 뽑는 투표가 아니라, 안동의 생존 전략을 결정하는 시민들의 마지막 결단이다.

우리 안동 시민들이 성씨의 벽을 허물고 오직 '유능함'을 선택하는 위대한 변화를 보여줄 때, 비로소 안동은 쇠락을 멈추고 다시 도약할 수 있다.

안동의 자존심은 문중의 숫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읽고 최선의 일꾼을 찾아내는 시민의 현명한 안목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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