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지역 불천위 종가 종손의 모임인 '영종회'(嶺宗會)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외부 귀빈을 초청한 가운데 이·취임식을 열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종가문화의 위기와 변화 필요성이 동시에 제기되며 향후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영종회는 29일 한국국학진흥원 KSI연수원에서 '제15차 정기총회와 7·8대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초대 회장인 김종길 학봉 종손을 비롯해 각 지역의 종손들과 이충섭 안동향교 전교, 이필상 예안향교 전교, 이재업 성균관유도회 경북도본부 회장, 지현 전 조계사 주지스님, 주호영 국회 부의장 등 내외 귀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행사는 영종회 설립 이후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공식 초청한 이·취임식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영남 지역 불천위 종가 종손들의 결속을 넘어 사회적 역할 확대 의지를 드러낸 자리로 평가된다.
이날 취임한 농암종택 이성원 제8대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종가문화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불천위 신주, 사당, 종택, 종손과 종부, 문중에 이르는 종가문화가 존속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에 놓여 있다"며 "계승과 혁신, 도태와 소멸까지 모두 우리 책임으로 남겨졌다"고 밝혔다.
이어 "보수적 변화냐 진보적 변화냐를 떠나 변화 자체는 불가피하다"며 "임기 동안 그 변화의 초석을 놓겠다"고 말했다.
또 "종가 문제는 개별 가문의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와 국가의 문제"라며 "수백 년 이어온 종가문화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자산으로, 국가 문화유산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영종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군자의 모임이 돼야 한다"며 종손으로서 품격과 책임을 강조했고, "금권과 권력에 흔들리지 않는 직언과 충언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민중 정서와 괴리된 사고를 경계해야 한다"며 "여민동락의 자세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종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종가가 존경받는 공동체로 남기 위해서는 나눔과 선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성원 회장은 "영종회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닌 시대적 과제를 함께 고민하는 모임이 돼야 한다"며 "서로 격려하며 전통과 변화를 아우르는 방향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날 축사에 나선 인사들도 종가와 종손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이충섭 안동향교 전교는 "종가와 종손은 지역 사회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며 "의병운동과 독립운동 과정에서도 중심 역할을 해온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필상 예안향교 전교는 "전통은 지키는 사람에 의해 이어진다"며 "새로운 변화 속에서도 종가의 가치가 더욱 빛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현 전 조계사 주지스님은 "유교와 불교를 넘어 다양한 종교와 사상이 공존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상생의 길을 제시했다.
주호영 국회 부의장은 "종가와 문중 문화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동정신을 기반으로 한 종가문화 계승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권기창 안동시장도 "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중심"이라며 "종가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종회는 2012년 3월 안동에서 경북지역 불천위 종가 종손 90여 명이 뜻을 모아 창립한 단체다. 전통 윤리와 미풍양속 회복, 유교 정신의 현대적 계승을 목표로 활동해왔다. 그동안 종손 간 교류와 공동 관심사 논의의 장으로 기능해왔으며, 최근에는 종가문화 보존과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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