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한 식감의 디저트가 인기를 끌면서 우리 전통음식인 떡이 재조명받고 있다. 기존 떡에 초콜릿이나 생크림, 카스텔라 가루 같은 현대적 디저트 재료를 더한 새로운 떡이 등장하면서 떡을 즐기는 젊은 소비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전국 각지의 유명 떡집을 찾아다니는 행위를 뜻하는 이른바 '떡지순례'(떡+성지순례)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외식업계는 독특한 식감이 새로운 외식업 트렌드로 떠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또한 식감을 강조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식감 경쟁'에 가세했다.
◆호박인절미 찾아 '떡픈런'
최근 떡지순례를 주도하는 건 광주의 호박인절미다. 호박인절미는 광주 북구 중흥동에 있는 떡집의 대표 상품으로, 쫄깃한 호박 찰떡에 카스텔라 가루를 묻혀 만든 떡이다. 구독자 77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이 지난달 호박인절미를 소개한 일을 계기로 이른바 '떡픈런'(떡+오픈런, 매장 개장시간에 맞춰 줄을 서서 입장하는 행위)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말넘많 채널 운영자 강민지 씨는 영상에서 호박인절미를 맛본 뒤 "냉동도 진짜 맛있는데 (본점에서 사 먹으니) 차원이 다르다. 확실히 더 쫄깃하다"며 감탄했다. 밴드 데이식스 멤버도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콘서트 도중 "호박인절미를 맛있게 먹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며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호박인절미 구매를 '인증'하는 게시 글이 이어졌고, 호박인절미를 판매하는 떡집 앞에는 긴 대기 줄이 생기는 풍경이 연출됐다. 떡집 측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택배량이 급증해 배송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알리기도 했다.
◆대구 떡지순례 주자, 꿀떡
호박인절미 외에도 지역마다 떡지순례 코스로 언급되는 대표주자가 있다. 서울 흑임자인절미, 강원 감자떡, 대전 토끼바람떡, 전주 초코설기, 공주 밤시루떡, 제주 오메기떡 등이다. 대구에서는 꿀떡이 '대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떡'으로 입소문을 탔다.
대구 향토음식인 꿀떡은 뜨거운 찹쌀떡을 설탕에 넣어 녹여 만든 떡이다. 떡에서 나오는 열기로 흑설탕을 녹이다 보니 꿀을 바른 것처럼 보인다. 멥쌀가루를 물에 섞어 찜통에 쪄낸 후 반죽해 설탕이나 꿀을 속에 채워 송편 모양으로 빚는 다른 지역 꿀떡과는 다르다.
대구식 꿀떡의 정확한 유래나 원조는 알 수 없지만 오래 전부터 남구 봉덕시장과 중구 교동시장, 서문시장 등에서 판매돼 왔다. 지난 2018년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후부터는 다른 지역에도 대구식 꿀떡을 취급하는 떡집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더해서 관련 업계는 기존 떡에 생크림이나 크림치즈, 초콜릿 등을 더한 새로운 종류의 떡을 선보이며 열풍에 힘을 더하고 있다. 2022년 출시한 이후 온라인 채널 등에서 '품절' 행렬을 이어가다 미국 시장까지 진출한 전북 익산농협의 생크림 찹쌀떡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유통가는 버터떡 바람 편승
제과제빵 업계에선 버터떡 바람이 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버터떡이 유행할 조짐을 보이자 제과제빵 업체들은 앞다퉈 유사 상품을 내놨다. 버터떡은 찹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을 섞은 반죽에 우유와 버터를 넣어 구운 것으로, 중국 상하이 전통간식인 '황요녠가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저트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유통업계도 버터떡 유행에 가세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최근 '쫀득버터떡빵'과 '마들렌모양 버터모찌', '스마일 루씨허 버터떡' 등을 출시했고,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베이커리 매장에서 '고메 버터떡' 판매를 개시했다.
마라탕부터 탕후루, 버터떡까지 중국에서 건너온 먹거리들이 MZ세대(1981년생~2012년생)를 중심으로 관심을 이어받는 추세로 읽힌다. 중국계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포함해 SNS에서 중국 먹거리 영상을 접하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 적잖은 것으로 풀이된다.
◆쫄깃·쫀득한 식감이 대세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를 필두로 최근 유행을 탄 간식들은 쫄깃한 식감을 강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식감을 앞세운 디저트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유통업계는 맛에 더해 다양한 식감을 경험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식감을 동시에 즐기는 디저트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려 하고 있다. 식감 자체가 경쟁 포인트로 떠오르면서 관련 트렌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숏 폼'(짧은 영상) 중심인 SNS가 각종 트렌드를 이끄는 중심이 되면서 음식 유행이 바뀌는 속도 또한 점차 빨라지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SNS를 통해 특정 음식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관련 식재료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으로 이어져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소비자 역시 보다 합리적으로 소비하기 위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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