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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한윤조] 엥겔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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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조 논설위원
한윤조 논설위원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선 저렴한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지도 사이트 '거지맵'이 인기라고 한다. 치솟는 외식 물가 속에서 그나마 저렴한 가성비 식당을 찾아보려는 노력이다. 사이트에는 지도 외에도 할인 정보와 절약 방법을 공유하는 '거지방' 커뮤니티도 활성화돼 있다. 생활비를 줄이는 각종 꿀팁을 공유하는 것이다.

배달 소비를 줄이기 위한 '음식만안와요'라는 사이트도 있다. 여느 배달앱처럼 이용자가 배달 주문을 체험할 수 있지만 실제 결제와 배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가짜 주문'을 완료하면 주문한 음식만큼의 '칼로리와 돈을 아꼈다'는 메시지만 표시될 뿐이다. 역시 식생활비 절약을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의 아이디어다.

중동 전쟁의 여파(餘波)가 아직 물가 통계 지수에 채 반영되지도 않았지만, 가계 소비지출 중 식비 비중을 뜻하는 '엥겔계수(Engel's coefficient)가 지난해 이미 3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엥겔계수는 30.4%로 31년 전으로 회귀(回歸)했다. 중동발 유가 상승의 여파가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비의 상승을 크게 자극하고 있어 아마 올해 엥겔계수는 훨씬 더 가파르게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끼니를 해결하는 데 사용되는 돈이 늘어난 만큼 다른 지출은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엥겔계수는 흔히 경제학에서 가계 생활 수준을 측정하는 데 주로 사용한다. 식료품은 필수품이므로 소득과 상관없이 소비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어나진 않기 때문이다. 엥겔계수가 20% 이하면 상류, 25~30%면 중류, 30~50%면 하류, 50% 이상이면 최저 생활 등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 전체의 엥겔계수가 31년 전으로 회귀했음은 그만큼 우리의 평균 가계 생활이 팍팍해졌다는 의미이겠다. 더구나 지금 드리우고 있는 고물가의 충격은 저소득층에 더 가혹(苛酷)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식비 부담이 경상소득의 20%를 넘는 가구 비중은 소득 10분위(상위 10%)의 경우 3.8%에 불과했으나, 소득 1분위(하위 10%)는 무려 93.3%에 달했다. 식비에 허리가 휘는 이 같은 소비 구조는 코스피 6,400 시대에도 불구하고 외부 충격에 취약한 우리 경제의 허약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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