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산업단지 에스엘 전자공장에서 국내 최초 이동형 양팔 협동로봇이 실제 생산공정 실증에 돌입했다. 로봇 전문기업 뉴로메카와 에스엘이 협력 개발한 이 로봇은 램프용 인쇄회로기판(PCB) 가공 공정에 투입돼 부품 선별·적재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4일 외부 미세먼지를 털어내는 에어샤워를 마치고 에스엘 공장 내부로 진입하자 낯선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의 형상과 유사한 로봇 한 대가 생산라인에 서서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다축 관절을 지닌 팔이 유연하게 움직였고, 끝에는 세심한 작업이 가능한 집게손이 부착돼 있었다. 얼굴부에는 다양한 크기의 카메라 비전이 탑재됐고, 다른 작업자와 마찬가지로 작업모를 쓰고 있어 언뜻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가슴팍에는 에스엘과 뉴로메카의 로고가 나란히 붙어 있었다.
이번 실증 사업은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이 총괄하고 대구경북 신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협력해 휴머노이드 이전 단계에 해당하는 이동형 양팔 협동로봇을 실제 현장에 투입, 안전한 공정 수행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봇이 맡은 공정은 램프에 들어가는 PCB 외형 가공, 이른바 '라우터' 공정이다. PCB 4개가 결합된 어레이(평면 집합체)를 꺼내 기기에 안착시키고, 부산물을 분리 배출한 뒤 완성품을 별도 케이스에 넣는 작업을 반복한다.
에스엘 관계자는 "아직 실증 단계로 로봇 한 대가 작업을 수행 중"이라며 "사람이 하던 일을 그대로 할 수 있도록 자동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 반복처럼 보이지만 품질을 확인해 양품은 적재하고 불량이 발견되면 폐기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 내부에서는 자율주행운반로봇(AGV)도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바닥에는 노란색 테이프로 'AGV 이동 통로'가 표시돼 있었다. 2020년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 지정 이후 도입된 로봇들이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실증에 투입된 이동형 양팔 협동로봇은 하부에 에스엘이 개발한 AGV가 부착돼 있어 다음 공정으로 제품을 운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레이저로 거리와 방향을 측정하는 라이다(LiDAR)가 탑재됐고, 반경 약 80cm 이내 거리 접근을 방지하기 위해 레이저 포인트 라인도 표시됐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사람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공정에서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일정 거리 이상 가까워지면 동작을 멈추는 것은 물론 스스로 회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테스트 단계로 정상 공정 위주로 운용하고 있지만, 향후 비정형 상황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하반기에는 일부 작업을 상당한 수준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기존 산업용 로봇과의 차별점도 주목된다. 기존 로봇은 설비 중심으로 설계되는 반면 해당 로봇은 '사람이 하던 방식'을 그대로 구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버튼을 직접 누르고 공정 간 이동까지 수행하는 등 작업자의 동선을 따라가는 구조여서, 기업은 생산라인을 대대적으로 개조하지 않아도 로봇을 개별 도입할 수 있다.
에스엘과 뉴로메카의 협력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유연 생산'으로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인공지능(AI) 기반 학습으로 다양한 공정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 제조 혁신을 앞당긴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실증을 계기로 핵심부품 개발부터 완제품 생산·실증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로봇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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