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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344> 상선약수, 물의 덕을 내면화 하는 고사관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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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미술사 연구자

전 강희안(1417-1464),
전 강희안(1417-1464),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 종이에 수묵, 23.4×15.7㎝,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인재(仁齋) 강희안은 사대부 출신의 여기(餘技) 화가였다. 그는 시서화에 모두 높은 격을 지녔었으며, 특히 그림 재주는 어릴 때부터 뛰어났었다. 어른이 된 후에도 그는 학문과 사색의 여가에 그의 조촐한 인품이 배어난 문기(文氣) 높은 그림을 즐겨 그렸는데, 그는 그림 그리기를 일종의 천기(賤技)로 여기는 당시 사회의 통념에 따라 많이 그려 남기기를 삼갔었고, 더구나 자기의 작품이 여기저기 퍼져서 그림으로써 이름나기를 주저했으므로 오늘날 세상에 남겨진 작품은 매우 드물다."

위의 문장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혜곡(兮谷) 최순우(1916~1984) 선생이 '한일관수도(閑日觀水圖)'라는 제목으로 이 작품을 소개한 글의 첫머리다. 최순우 선생이 생전에 남긴 유일한 단행본 "한국미 한국의 마음"(1980년)에 실렸다. 이 책은 근래에 복간되었다. 한국미의 호젓한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잘 알아보았던 선생은 강희안의 작품이 많이 남겨지지 못했음을 아쉬워했다. 조선 초기 화원화가로 안견이 있다면, 사대부화가로 강희안을 꼽을 만했을 것이다.

산수화는 자연과의 합일을 이상으로 삼는 그림이지만 구체적으로는 산과 물의 덕(德)에 대한 예찬이다. 물의 덕은 너무도 유명한 '도덕경'의 상선약수(上善若水)가 있다.

최고의 선(上善)은 물과 같다. 물의 선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많은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처하므로 도(道)와 가깝다. (사람의 경우) 거처할 때의 선은 사는 곳(地)에 있고, 마음의 선은 고요함(淵)에 있으며, 더불어 할 때의 선은 어짐(仁)에 있으며, 말의 선은 믿음(信)에 있으며, 정치의 선은 다스려짐(治)에 있고, 일의 선은 능숙함(能)에 있고, 행동할 때의 선은 때(時)에 있다. 그러나 오직 다투지 않아야 하니 그래야만 허물이 없다.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居善地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政善治 事善能 動善時 夫惟不爭 故無尤

이러한 물의 덕을 내면화시키고, 나와 일체화하는 일이 물을 관조하는 관수이고, 관수도는 그런 이상을 그린 그림이다.

대구의 미술사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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